월미은하레일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경인일보 1월26일자 23면 보도)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Y자 가이드레일 공사가 설계 초기부터 제대로 된 검토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가이드레일의 재질이 철에서 알루미늄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무등록업체 논란을 빚고있는 S사에서 제공한 아이디어가 채택됐으며, 설계변경 또한 급박하게 이뤄진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S사 대표인 A씨는 "철제 가이드레일은 제작 자체가 불가능한 제품이다"며 "한신에서 제작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어, 전차선을 시공해야 되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에 알루미늄으로 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신에서 제품을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신에서는 설계 초기에 철제 가이드레일이 제작 가능한지 여부는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아마 당연히 제작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열린 '월미은하레일 개통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한신공영측이 설계변경 사유라고 밝힌 '철제가 강성(구조물의 재질·형상·단면의 크기 등에 따라 변형에 저항하는 정도)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설명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철 생산업계에서도 철제 Y형 가이드레일의 제작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Y자 형태는 제작이 어려울 뿐 아니라, 강도나 등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특히 25㎜로 두꺼운 제품은 더욱 제작이 어렵다. 다만 부분부분을 용접하면 Y자 모양새를 갖추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주처인 교통공사에서도 당시 철제가이드레일의 제작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가이드레일 제작의 어려움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당시 한신공영에 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A씨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할 것을 제안한 시점을 지난 2009년 1월로 기억했다. 한신공영에서 교통공사에 설계 변경을 요구한 것은 2009년 2월, 설계변경을 요청할 때 알루미늄 가이드레일의 설계도면을 제출하며 설계 변경을 요청했다. 교통공사가 이를 승인한 시기는 같은 해 6월이다. A씨의 주장대로라면 안전성과 직결되는 가이드레일의 설계변경이 1달여만에 급박하게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해 한신공영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