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북한의 GPS(위성 위치정보 시스템) 전파 교란 공격으로 민간항공기가 착륙 도중 급상승해 재착륙을 시도하는 등 직접적인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북한의 이번 GPS전파 교란 공격으로 직접적인 항공기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9시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홍콩항공 소속 여객기와 일본 치토세(홋카이도)공항을 출발해 오후 4시 인천에 도착 예정이었던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착륙 도중 GPS 이상 징후가 발견돼 기체를 다시 정상궤도로 상승시킨 후 재착륙했다. 같은 달 30일에도 김해를 출발해 오전 11시40분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

이들 항공기는 모두 착륙직전 GPS 이상 경고등이 켜지면서 관련 법규에 따라 고도를 높인뒤 다시 착륙을 시도한 것이다. 국토부는 그러나 이번 피해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한 항공기의 경우 운항중엔 문제가 없었는데 착륙직전 갑자기 경고등이 들어오는 바람에 관련 항공법에 따라 조치를 취한 것이다. 경미한 사안이다"라며 "전파교란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항공기는 문제없이 착륙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조종사들과 승객들은 이번 GPS전파 교란에 대해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항공사 소속 기장 김모씨는 "한번의 사고로 대형 참사가 날 수 있는 항공기는 특성상 모든 장비가 완벽한 상태에서 운항돼야 한다"며 "GPS에 이상 신호가 잡히면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닌다는 문종호(34)씨는 "정부가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항공기에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느냐"며 "북한의 전파 공격에 쩔쩔매는 정부를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