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황금깃털┃정설아 지음, 소윤경 그림, 문학과지성사 펴냄, 235쪽, 1만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들려 주고자 하는 작가 정설아가 '후회스러운 과거를 오려내고 싶어 하는 욕망'을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마해송문학상' 8회 수상작인 이 작품은 같은 반 친구를 왕따시키려는 아이와 그 일에 마지못해 끼게 된 주인공 해미가 혼란을 겪다가 후회를 지우기 위해 더욱 후회할 행동을 하며 겪는 마음의 갈등을 정교하게 짚어냈다.

'판타지의 바다를 항해하다가 현실이라는 항구로 회항할 때 방향감을 잃지 않은 조타술이 믿음을 주었다'는 심사평처럼 작품은 '시간의 섬'이라는 상상속의 공간을 매끄럽게 오가면서 '오늘이 확정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입체적으로 묘사해 읽는 이의 마음을 파고든다.

▶역사소설

이몽1, 2┃김시연 지음, 은행나무 펴냄, 1권 332쪽, 2권 336쪽, 각 권 1만2천원.

'강화도령'으로 알려진 비운의 왕 철종을 150년 만에 재조명한 소설이다. 권문세도가들이 장악하고 있던 조선 후기 신권 사회에서 성군이 되길 원했으나 허수아비 왕으로 스러질 수밖에 없었던 철종이 이 작품에서는 왕으로서가 아닌 인간 이원범으로 되살아난다.

철종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한 축으로, 철종과 흥선군, 순원왕후와 조 대비, 왕을 지키려는 충신들과 권문세도가들의 서로 다른 꿈과 야망이 드라마틱하고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또한 이 책은 조선시대부터 사용하던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새롭게 발굴해 스토리에 적절히 구현하고 있어 문학작품으로서 또 다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범죄소설

탄환의 심판┃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548쪽, 1만4천원.

2005년 작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의 두 번째 이야기에서 미워할 수 없는 속물 변호사 미키 할러와 코넬리의 가장 유명한 캐릭터 해리 보슈가 만났다.

전작에서의 총격 사건 후 후유증으로 2년 동안 변호사 일을 손에서 놓고 지낸 미키 할러에게 검사 출신 변호사 제리 빈센트의 살해 소식이 날아든다.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빈센트가 자신에게 변고가 생길 경우 대리로 사건을 맡을 변호사로 그를 지정했기 때문이지만, 빈센트가 맡고 있던 31건의 사건을 떠맡게 된 할러는 그 중 돈과 명예를 좇는 자신의 속물근성과 딱 맞는 사건을 발견하고 이에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