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음악┃노동은 천현식 모형오 김문성 조순자 지음, 민속원 펴냄, 512쪽, 6만원.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불러보는 이 동요는 파주시에서부터 전래됐다. 노래를 부르는 이들에게는 그저 사소해보이는 이러한 사실들을 쌓아올려 경기음악의 실체를 드러낸 책이 나왔다.

5명의 연구원들이 3년에 걸쳐 경기도 전역을 다니며 녹음, 채보한 끝에 탄생한 이 책은 서울 중심의 음악 연구에 맞서 경기도만의 음악 역사와 특성 등을 집대성했다.

노동은(사진) 책임 연구원은 이 책의 특징을 3가지로 정리했다. '최초로 경기음악을 집대성'했고, '백두대간을 주축으로 연구'했으며, '처음으로 실학의 음악을 연구'했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경기음악은 모든 분야에서 국가가 필요할 때 동원될 정도로 음악가와 음악작품을 생산 공급했던 최고의 문화적 기반이었을뿐 아니라 '경기재인청'의 음악은 조선뿐 아니라 중국 일본 삼국 중 최고로 인정받았다"고 경기음악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연구'를 든 노 교수는 "지금의 행정구역과는 달리 조선시대에는 백두대간의 산맥에 따라 지역이 구분됐는데, 이에 따르면 지금 충남의 당진, 예산지역까지 경기도에 속한다"며 "이들 지역을 모두 포괄해 경기음악의 뿌리를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경기음악'에는 '경기재인청', '경기동요'에 대한 연구결과가 집중적으로 실렸지만 연구진은 앞으로 양악과 대중음악까지 경기음악을 연구해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노 교수는 "이 책이 백두대간을 주축으로 지역음악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연구의 촉매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경기음악을 시작으로 '수원학', '안성학' 등 지역학 연구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