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불러보는 이 동요는 파주시에서부터 전래됐다. 노래를 부르는 이들에게는 그저 사소해보이는 이러한 사실들을 쌓아올려 경기음악의 실체를 드러낸 책이 나왔다.
5명의 연구원들이 3년에 걸쳐 경기도 전역을 다니며 녹음, 채보한 끝에 탄생한 이 책은 서울 중심의 음악 연구에 맞서 경기도만의 음악 역사와 특성 등을 집대성했다.
노동은(사진) 책임 연구원은 이 책의 특징을 3가지로 정리했다. '최초로 경기음악을 집대성'했고, '백두대간을 주축으로 연구'했으며, '처음으로 실학의 음악을 연구'했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경기음악은 모든 분야에서 국가가 필요할 때 동원될 정도로 음악가와 음악작품을 생산 공급했던 최고의 문화적 기반이었을뿐 아니라 '경기재인청'의 음악은 조선뿐 아니라 중국 일본 삼국 중 최고로 인정받았다"고 경기음악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 연구'를 든 노 교수는 "지금의 행정구역과는 달리 조선시대에는 백두대간의 산맥에 따라 지역이 구분됐는데, 이에 따르면 지금 충남의 당진, 예산지역까지 경기도에 속한다"며 "이들 지역을 모두 포괄해 경기음악의 뿌리를 찾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이 책이 백두대간을 주축으로 지역음악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연구의 촉매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경기음악을 시작으로 '수원학', '안성학' 등 지역학 연구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