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연수구 Y고등학교 인근에 방치된 자전거들. 자전거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하자 인도 등에 자전거가 세워져있다. /연수구 제공

학교의 부족한 자전거 보관대로 인해 학생들이 인도 등에 자전거를 방치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구청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학교 내부에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해주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학교측이 교사 주차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16일 오후 1시께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Y고등학교 앞. 학교 정문 앞에 설치된 자전거 보관대에 빽빽하게 자전거가 들어서 있었다. 자전거를 보관할 곳이 없자 학생들은 거치대 옆 자전거 도로와 가로수 등에 자전거를 묶어 놨다. 자전거 도로에 묶인 자전거는 다른 자전거의 통행을 막고 있었다.

이 학교 이모(18)군은 "친구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자전거를 댈 곳이 부족하다 보니 보관대나 가로수에 묶어 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수구는 자전거무단방치가 심한 학교 3곳에 자전거 보관대를 설치해주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학교는 공간 부족으로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자전거 보관대가 설치되면 교사들의 주차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연수구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여러 이유를 대지만 결국 교사들의 주차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며 "자전거 이용이 가져오는 좋은 점을 알면서도 자신들의 차를 대기위해 자전거 보관공간을 마련해주지 않는 것은 문제다"고 말했다.

학교 내부에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여의치 않자 구는 학교 주변 지역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 확보에 나섰다. Y고 주변에 추가로 24대의 자전거를 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지만 자전거 이용대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Y고 관계자는 "현재 자전거 보관 공간을 확보하려면 주차공간을 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문계고의 특성상 교사들이 아침 일찍, 저녁 늦게 움직이다 보니 차가 없으면 이동이 불편하다"며 "학생들이 자전거를 방치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지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