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윤화섭 의장과 김주삼 민주당 대표의원의 공약인 '도의원 1인 1사무실'마련을 위해 고민에 빠진 모양이다. 사무실을 만들기 위한 공간이 부족해서다. 윤 의장과 김 대표는 후반기 의장과 대표의원 선출에 앞서 "일하는 도의원상을 요구하면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주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며 경기도의회 131명의 의원들에게 '1인 1사무실'을 만들어주겠다고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그러나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도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도청공무원들조차 "지방세 수입 등이 줄어들고 있어 감액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간 최소 10억원 이상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도의 입장이 매우 난처하다"고 말할 정도다.

도의회는 한 술 더떠 의회사무처의 인사권 독립, 보좌관제 도입 등을 다시 추진할 태세다. 심지어 이를 올해 하반기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를 견제하는 의회의 역할을 고려할 때 의회 사무처 인사를 도가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사무처 직원들이 도의 눈치를 보고 끌려다닌다는 얘기다. 또 보좌관제 도입은 경기도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위해서 의원들만으로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즉 도를 철저히 감시해야하는데 의원 혼자서는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일손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경기도의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을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8대 경기도의원 4명중 1명은 2년동안 조례를 단 한건도 발의하지 않았다. 도의회 접수의안을 분석해보면 발의한 조례안은 236건으로 이중 4월 총선 출마 등으로 사퇴한 의원 8명이 발의한 17건을 제외하면 실제로 218건에 불과하다. 1인당 발의건수는 1.83건에 불과하고 단 한 건의 조례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은 무려 23.5%인 28명이다. 이들은 2년동안 일은 하지 않고 세비만 받아간 셈이다.

이런 지경인데도 1인 1사무실을 만들고 보좌관제를 도입하며 인사권을 독립하겠다는 의회의 주장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가. 의회의 이런 주장에 고개를 끄덕일 도민은 미안하지만 단 한 명도 없다. 의회의 요구가 그저 황당한 구호와 궤변으로 들릴 뿐이다. 도민들이 지방의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의회는 그것부터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