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이북 아름다운 문화마을인 파주 헤이리. 파주 출판단지와 함께 가족이나 연인들이 주말에 자주 찾는 곳이다. 공연과 축제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49만5천867㎡의 넓은 대지에 8개의 마을이 있다. 마을마다 국내외 유수의 건축가들이 설계해 놓은 이색적인 건축물이 들어서 있다. 10여개의 갤러리, 100여개의 공방, 300여개의 작가 작업실도 있다. 그 뿐 아니다. 30여개의 서점과 음악홀, 연극관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다양한 장르의 400여명 예술가들이 쉴새 없이 작업하는 곳이다. 인사동 대학로에 이어 국내 세 번째이자, 경기도에서는 최초로 문화특구로 지정됐다.

이같은 헤이리 마을이 각종 불법 행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불법 증축, 주차장 불법 전용, 가건물 설치 등 71건이 적발됐다는 것이다. 파주시의 조사결과 주차장을 창고로 사용하거나 주차장에 가건물을 지어 상업행위를 하는 곳도 있어 모처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조성된 지 10여년이 훨씬 지난 헤이리 마을이다. 그동안 불법 행위가 고질적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주차장이나 편의시설 부족으로 인한 것이겠지만 불법은 근절되어야 한다.

수도권 주변에서 1시간 거리에 이같은 문화마을이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헤이리란 예술인들이 꿈꾸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란 뜻이다.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400여명의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헤이리 건축에는 엄선된 국내외 대표건축가들이 참여했다. 독특한 예술정신이 담겨 있다. 그래서 헤이리는 이 시대 예술인들의 자존심인지도 모른다.

자연스레 수도권 인근이나 전국에서 사람들도 몰려든다. 주말이면 주차공간이 없어 쩔쩔 맨다.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니 상업화하는 것도 자연스런 현상일지 모른다. 헤이리 마을 내에서나, 방문객들 사이에 불법을 신고하는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헤이리 마을에 원상복구 명령이나 이행강제금부과, 형사고발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다. 당초 취지를 뒤로 하고 상업화에 물들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한번 훼손되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숱하게 목격하지 않았는가. 문화 특구라는 이름에 걸맞게 헤이리가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