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5시간만에 견인업체서 시신이 발견되는 기막힌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구급대원이 교통사고가 난 차량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사고 발생 5시간 만에 견인업체에서 사망자가 발견되는 일이 벌어졌다.

   25일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5분께 충북 제천시 화산동 역전 오거리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신호대기중이던 카고 트럭을 추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교통사고로 승용차 조수석 뒷자리에 타고 있던 김모(37)씨가 숨지고 운전자 이모(26)씨 등 2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운전자 이씨가 혈중 알코올 농도 0.130%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문제는 경찰이 교통사고 발생 직후 숨진 김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부상자 2명만 파악한 채 교통사고 현장조사를 마쳤다는 점이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있던 부상자 2명 외에 차량 뒷좌석에도 사람이 있었지만 이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부상자를 이송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대원들도 경찰의 말만 듣고 교통사고 차량 내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숨진 김씨는 교통사고 발생 5시간 뒤인 오전 10시께 차량을 수리하던 견인업체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도 추가 동승자는 없다고 진술했었다"라며 "교통사고 사망자가 조수석 뒤쪽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상태여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경찰이 출동해 있었고 부상자 2명이 차량 밖으로 나와있어 추가로 차 안을 들여다보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과 구급대원이 운전자 진술만 듣고 현장조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망자가 발견된 지 2시간이 지난 뒤에도 제천경찰서 관계자들은 해당 사건에 대해 "부상자만 3명 발생한 음주 교통사고였다"라고 말했다.

   교통사건을 은폐하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 고위 관계자는 "내용이 잘못 보도될 수 있는 만큼 언론에 밝히지 말라고 일선 경찰관들에게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교통사고로 숨진 김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27일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천 경찰서는 우선 출동 직원 4명에 대한 조사를 벌여 징계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소방당국도 현장에 있었던 구급대원 2명에 대해 과실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