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가 매년 십 수억원의 임차료와 관리비를 정석기업에 지급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에 대한 부적절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지주기업이며, 현재 의대건물로 사용하고 있는 정석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인하대는 인하대 부속병원 건립 이후 의대건물을 따로 마련하지 못해 인하대병원 옆 정석빌딩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인하대는 최근 5년간 36억9천만원의 임차료 명목으로 그리고 연간 7억원 내외의 금액을 관리비 명목으로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정석기업에 지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5년간의 임차료와 관리비를 기준으로 보면 인하대가 의과대 설립이후 지급한 총액은 약 2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에서는 사실상 대학 운영 주체인 정석기업이 학교에 투자를 늘리기는커녕 그룹소유 빌딩으로 임대료를 받는 것이 정당하냐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상식적으로 보면 한진그룹이 학교에 투자한 돈을 임대료 명목으로 되가져간 꼴이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학교에 투자를 해야 할 재단이 학교로부터 돈을 지급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인하대에 연간 146억여원씩 최근 10년간 모두 1천464억원(인하대 부속병원 포함)을 기부해 왔으며 건물임대료로 매년 6억원 안팎을 받는 것을 두고 '임대료 장사'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정석기업이 '특수관계인'인 인하대로부터 건물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이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임대료를 받는 것이 적법하다거나 지난 40년간 한진그룹이 지원해온 액수와 비교해 대학이 정석기업에 낸 임차료는 큰 금액이 아니라는 한진그룹의 설명은 학부모의 입장이나 인천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 더구나 한진그룹은 시민단체의 임대료 지급 관련 정보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 총장실 방문이후에 마지못해 자료를 공개한 것도 논란을 키운 요인이다. 대학등록금 문제가 사회 최대의 이슈로 부상하면서 대학과 대학운영을 맡고 있는 재단은 등록금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문제의 원인은 인하대 부속병원을 건립할 당시에 강의실과 실습실, 교수 연구실을 제대로 마련해 놓지 않고서 16년간 의과대를 운영해온 탓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