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 '백현유원지' 부지를 주거·상업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이 10년만에 나왔다.

성남시는 최근 공고한 '2020년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에서 분당구 정자동1 일원 백현유원지 부지 36만6천㎡를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분류해 유원지 용도를 폐지하고 복합형 시가화예정용지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10년간 끌어온 위락단지 개발을 백지화하고 주택·상가·업무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복합단지로 개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입지 조건과 교통 여건이 좋은 백현유원지 부지는 부동산 개발업계가 분당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고 부르며 눈독을 들인 곳이다.

시는 1999년 10월 분당신도시 기반시설 조성 비용을 대납하는 조건으로 이 땅을 LH(당시 한국토지공사)에 359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이후 전체 부지중 21만413㎡를 개발업체에 매각해 특급 호텔과 위락시설을 갖춘 종합휴양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2002년 4월 우선협상자 공모에 들어갔다.

그러나 공모심사 오류로 우선협상자가 교체되고 법정소송이 진행되면서 사업은 한 발짝도 진전되지 않았다. 개발이익이 수천억~1조원으로 추정되자 로비설이 나돌았고 사업계획을 제출한 컨소시엄들이 초기 투자비 회수에 집착, 콘도와 실버타운 등 분양시설 건립을 추진해 편법 개발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이번 복합단지 개발 방안은 우여곡절을 거듭한 백현유원지 부지의 개발사업 재개라는 점에서 시선을 끈다. 땅값이 10년 전보다 3배로 뛰었다. 남은 면적 27만7천㎡는 올해 공시지가로 2천714억원(㎡당 98만원)에 이른다. 복합단지 사업비는 1조원대로 추정되며,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이 올 연말이나 내년초 확정된 이후 수립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입지 여건상 특정용도를 한정해 개발하기 어렵다"면서 "복합단지 조성은 장기적인 구상이고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토지이용 계획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김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