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해 연안도서를 연구하는 '인천섬연구모임'과 같은 시민단체와 모임이 인천에서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인천해양의 생태적 의미와 인문학적 가치를 재조명하려는 시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따뜻하다.

북한군의 연평포격사건과 굴업도 골프장 건설 계획을 둘러싼 논란을 거치면서 서해 평화의 연안도서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서해연안도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이들 시민단체들이 감당하기에는 벅차다는 점이다.

서해안에는 모두 173개의 섬이 있다. 그 가운데 41개의 섬에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상당수의 섬은 주민이 줄거나 사실상 무인도로 변하고 있는 상태이다. 대부분 어족자원의 고갈과 남획으로 바다가 황폐화되고 있는데다 교통과 교육, 의료의 소외지대이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바닷모래 채취로 인한 도서지역 해수욕장의 모래가 유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서해 주요 해수욕장에서는 해마다 예산을 들여 모래를 보충해야 하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 골재용 바닷모래 채취가 해양 생태계의 파괴와 어자원 고갈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꽃게나 광어와 같은 서해안의 대표적 어종들은 모래에서 산란을 하는데 옹진군은 이 모래를 파내어 골재로 팔고 있는 셈이다.

관광 활성화를 명분으로 졸속개발, 오히려 어촌이나 섬의 경관을 훼손하여 섬을 찾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다. 예산 증액만이 능사가 아니다. 도서별로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생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주거개선과 관광진흥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섬주민들의 이동권 문제도 산 넘어 산이다. 연평포격 이후 인천시가 섬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배삯을 인하했지만 인천~백령노선의 경우 대형선박이 취항하면서, 적자 보전방법을 둘러싸고 대형선박과 소형선박 운항회사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소형선박회사가 운항을 포기하는 사태가 오면 섬주민들의 이동은 하루 한차례로 줄어들 수도 있다.

이처럼 서해 연안도서의 황폐화를 막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정부와 인천시는 섬을 살리려는 시민들의 노력에 호응하여 섬의 매력과 가치를 높이면서 주민들의 소득과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