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창 (의왕·과천)국회의원이 9일 민주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낡은 정치세력에게 맡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안 후보는 정권 교체와 새로운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라며 "개인 안철수를 불러냈던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송 의원이 탈당을 결행하기까지 심적 고통이 적지 않았으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탈당의 변은 매우 부조리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법조인으로 지난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받아 의왕·과천시민들의 지지를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정치인이 정당을 선택하고 선출직에 나선다는 것은 소속 정당의 정강과 정책에 동의함을 뜻하며 정당의 주인인 당원에게 이념적으로 복무하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런데 송 의원은 당선 반년 만에 "진심을 공감하고 정권 교체와 새정치개혁의 뜻을 함께 나눠온" 대상이 안 후보임을 밝히고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것이다.

송 의원 말대로 안 후보는 "국민이 지난 1년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대등하게 지지해 준" 후보이다. 즉 안 후보에 대한 송 의원의 지지와 공감은 안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시장후보직을 양보하고 송 의원이 박 시장의 선거대변인을 맡았던 시절부터 확고했던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안 후보와 동행할 일이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을 거치는 수고를 자청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위장 취업과 다름없다는 의혹을 받아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또 송 의원이 지칭한 낡은 정치세력에 민주통합당이 포함된 것이라면 그 세력의 공천을 받아 국회에 들어간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니 탈당의 변으로는 조리가 없거니와 그를 신뢰한 정당과 당원에 대한 예의에 어긋난다.

낡은 정치세력이 새누리당만 지목한 것이라 해도 그의 행태가 새정치에 걸맞은 행동인지를 따지면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이니 딱한 일이다. 송 의원은 안 후보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탈당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그에게 공천을 주고 표를 준 민주통합당과 유권자들에게는 신뢰를 잃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누구에게 맡겨야 할 것인가. 암담한 정치현실이 야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