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병사의'노크귀순'과 관련 군 수뇌부의 거짓보고가 점입가경이다. 김관진 국방부장관, 정승조 합참의장이 북한 병사가 귀순한 다음날인 3일 정보라인을 통해 보고받아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동안 거짓보고로 국민을 우롱하고 스스로 군의 권위를 실추시킨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 군인이 이정도였었나 하는 탄식마저 나온다.

국방부 정환덕 감사관은 15일 "3일 오전 노크했다는 귀순자의 진술을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국방정보본부장 보고를 통해 받아봤다"고 밝혔다. 정 감사관은 "그러나 공식 계통으로 올라온 보고는 'CCTV로 발견했다'는 내용이어서 합참의장은 전비태세검열단을 보내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국 군 수뇌부에 대한 공식 보고 라인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정보라인의 보고는 무시되는 군의 난맥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그런데도 정 합장의장은 지난 8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CCTV로 귀순병을 확인했다"고 거짓으로 답변, 위증 논란마저 일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중장 1명, 소장 2명, 준장 2명 등 장성 5명과 대령 5명, 중령ㆍ소령 각 2명 등 영관장교 9명 등 모두 14명이라는 창군이래 최대 규모의 문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이들의 문책으로 덮어질 사안이 아니다.

합참 내부의 정보공유에 대한 허점이 드러난 것은 물론 군 수뇌부들조차 북한군의 '노크귀순'을 그리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대북 경계실패는 군인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도 직결되어 있다. 군 수뇌부들의 안일한 정신상태와 허술한 안보의식에 국민들의 생명을 맡길 수는 없다. 허위보고, 말바꾸기, 위증 등 시정잡배들이 하는 못된 짓들을 군 수뇌부들이 버젓이 저질렀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국방부장관이 된 김관진 장관은 그동안 수없이 "우수한 간부의 능력이 강군 육성의 기반"이라며 '정예 간부 능력 확충'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혀 왔었다.

또한 '전투형 부대'구축을 주장해 왔다. 그런데 이게 뭔가. 가장 기초적인 경계 실패와 끝없이 반복되는 거짓해명으로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국방부장관을 비롯 합참의장과 군 수뇌부에 대한 대대적인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