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가 국제적인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마련했다. 대규모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의 사무국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GCF 24개 이사국은 20일 오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유치지 선정 투표를 벌여 송도를 유치지로 최종 확정했다.

GCF는 2020년부터 매년 1천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할 예정인 초대형 국제기구다. GCF 사무국 유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이 들어서는 만큼 큰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 국가 중 GCF와 같은 대규모 국제기구를 유치한 도시가 없었다는 점에서 국가 이미지도 크게 높아질 것이다.

GCF는 2020년부터 매년 1천억달러를 모금, 이 금액의 대부분을 그해 개도국 녹색성장 프로젝트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2010년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각국이 합의한 사항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GCF 사무국 유치로 연간 3천8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GCF 상주 직원은 초기 300~ 500명 정도로 시작해 중장기적으로 1천명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직원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천 명이 될 수 있다. 최대 8천명까지 예측하는 기관들도 있다. GCF 직원 평균 연봉은 최소 10만달러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절반만 국내 소비에 써도 직원을 1천명으로 가정할 경우 연간 5천만달러(550억원)의 소비가 창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재원부족으로 암울했던 인천시에는 암울한 인천경제를 재건하는데 더이상 호기도 없을 것이다.

독일, 스위스 등 유치에 뛰어든 쟁쟁한 국가를 따돌리고 이번 사무국 유치에 성공한 것은 한국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인천시민들의 단결된 힘이 보여준 결과다.

사무국유치기원 플래카드의 문구부터 시민들이 보여준 정연한 주차질서를 비롯해 사무국 유치를 위해 인천시민들의 눈물겨운 정성 하나하나가 관련국 이사들의 표심을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송도 유치는 인천시민의 승리다.

인천시는 이번 GCF 사무국 유치를 계기로 재원부족 등 여러가지 악화된 경제상황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경제를 부흥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경기도민 나아가 대한국민 모두 이번 유치에 성공한 인천시와 인천시민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