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안과병원 정규형 이사장이 자신이 생각하는 봉사에 대해 밝히고 있다.

"안과 의사가 눈 수술해주는 것이 무슨 봉사인가요?"

지난해 인천사회복지상 대상을 수상한 정규형(58) 한길안과병원 이사장은 인터뷰가 시작될 때부터 이 말을 반복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술을 포기한 환자들을 돕기 위해 무료 수술 및 진료를 해 왔다.

20여년간 형편 어려운 환자들 도와
우즈벡 병원 세워 3천명 무료수술도
3년만에 눈뜬 할머니의 눈물 못잊어


정 이사장은 "처음 병원을 개원했을 때 생계가 어려워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보며 안타까웠다"며 "그들을 무료로 수술해주기 시작한 것이 계속 이어진 것 뿐"이라고 밝혔다.

정 이사장이 지난 2000년 이후부터 무료로 수술해 준 환자는 347명이고, 2천600여명은 수술비와 진료비를 할인해 줬다. 그 이전에는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아 정확한 집계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거창한 마음이 있어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나만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 2003년부터 우즈베키스탄에 병원을 설립해 2만8천여 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3천여 명을 무료로 수술했다. 처음에는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에 대해 무료 진료를 했지만 현지 병원의 자생력을 길러주기 위해 1주일에 3일은 20%정도의 진료비를 받고, 2일은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것 역시 우연히 시작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멀리 우즈베키스탄까지 가서 앞이 보이지 않는 환자에게 수술받으라는 말만하고 돌아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기계들을 현지로 직접 공수해서 수술을 하다 보니 병원의 필요성을 느껴 설립했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1인당 GDP가 1천78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보다 더욱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정 이사장은 "3년 동안 앞을 보지 못하던 할머니가 수술을 받고 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시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올해 필리핀에 있는 환자 5명을 초청해 무료로 수술을 해 줄 예정이다. 그리고 그 곳에 우즈베키스탄처럼 병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그는 "현지의 열악한 환경에서 전혀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접하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음을 느꼈다"며 "국내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환자를 위한 의료봉사를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