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적십자 명물된 럭셔리 SUV 구호차.'

22일 오전 10시30분께. 수원시 권선동에 위치한 대한적십자 경기도지사 앞마당에는 주차장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수입 럭셔리 SUV를 구경하기 위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몰렸다. ┃사진

국민의 모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적십자에 난데없는 수입 럭셔리 SUV가 구호차 분장을 하고 서 있었기 때문. 시중에서 1억원을 호가하는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4' 차량은 경기적십자의 로고를 부착한 채, 한껏 멋을 뽐내고 있었다. 행인들 중에서는 '멋지다·간지난다'는 표현이 대세였지만, 적십자 외부 사람들은 "국민이 모아준 돈으로, 저런 고급차를 사서 구호차로 쓸 필요가 있냐"며 힐난의 눈길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오해는 차량 뒷면에 적힌 문구와 경기적십자의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단순하게 풀렸다. 최근 대한적십자사와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한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사회공헌 활동의 첫 일환으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4'를 긴급구호차량으로 사용하라고 기증한 것.

적십자는 지사중 가장 구호활동 등이 많은 경기적십자에서 이를 사용하라고 차량을 보냈고, 경기적십자는 앞으로 이 차량을 긴급 구호현장에서 활용할 예정이다.

경기적십자 관계자는 "30t 이상의 무게를 견인할 수 있는 등 차량 힘이 좋아, 구호 현장에서 긴요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외관도 멋져, 적십자 명물이 될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