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학생 적응 어려움 많고
지나치게 비싼학비 탓 외면
고학년은 입학도 불가능해


#송도국제도시에서 2년간 거주하던 한 UN 산하기관의 대표 A씨가 최근 서울로 이사갔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중학생 아들을 교육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대표의 아이는 1년 교육비가 3천만원이 넘는 채드윅국제학교를 다녔지만 한국인 학생이 대부분인 이곳에서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UN 기관의 한 직원은 "채드윅은 한국학생들이 지나치게 많아 외국인 학생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고, 학비도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인천대학교 어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던 말콤 웨슬리(50·Wrest Malcolm Wesley)씨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계약 연장을 포기하고 지난 1월 모국인 호주로 돌아갔다. 송도국제도시에 1년동안 거주했던 웨슬리씨는 교수 월급으론 채드윅국제학교 학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일반 학교를 보낼 생각도 했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아이가 적응을 못할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슬리 교수는 "송도가 아름다운 주변 환경 등 많은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아이들 교육은 부자가 아닌 이상 송도에서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제도시를 표방하는 인천에서 자녀 교육에 부담을 느끼는 외국인들의 이탈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에 외국인을 위한 교육기관으로는 송도 채드윅국제학교와 청라 달튼외국인학교가 있다. 그러나 채드윅은 1년 교육비가 3천만원이 훌쩍 넘고, 달튼은 2천만원에 달해 자녀를 보내기에는 비싼 학비가 걸림돌이다. 게다가 채드윅국제학교는 한국학생 비율이 80%에 달해 외국인 학생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고학년은 입학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채드윅의 경우 고등학생은 입학자체가 안 되고, 달튼은 고1까지만 입학이 가능하다.

인천시가 외국인 자녀의 학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예비학교'로 가좌고등학교(서구), 한누리학교(남동구), 당산초등학교(계양구) 등 3곳을 운영 중이지만 이곳은 외국에 오래 살다가 돌아온 한국인 중도입국자녀와 다문화가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국내로 수년간 파견되는 외교관이나 UN 관계자들은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인천에 거주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인 것이다.

올해 GCF 사무국 입주에 맞춰 외국인 정주환경 조성을 강조하는 인천시는 이와 관련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GCF 사무국 입주에 맞춰 우선은 채드윅과 달튼에 유엔직원 자녀 입학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학비가 부담인 경우엔 한누리학교 등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현기·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