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남구(구청장·박우섭)가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주민자치 모임인 '통 두레 모임'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통 두레 모임은 우리 선조들의 마을단위 공동체였던 '두레'에 착안, 주민 스스로 지역의 일을 의논하고 결정짓도록 만든 모임이다. '동네사람'끼리 남이 아닌 이웃으로 살아가자는 것이 통 두레 모임의 가장 큰 목적이다.
통 두레 모임이 반상회와 가장 다른 점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갖는다는 점이다.
반상회가 정해진 날 일괄적으로 동네민원을 모아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에 전달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통 두레 모임은 주민 스스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남구 주안3동 14통의 한 공동주택 주변은 '쓰레기 무단투기' 민원이 고질적으로 들끓는 곳이었다. 한두 명 쓰레기를 갖다버리다 보니 어느덧 쓰레기 투기장이 돼버렸다고 한다. 이곳은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주로 사는 터라 청소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 통장이 '통 두레 모임'을 시작하고부터는 마을이 확 달라졌다. 일단 통장 김현자(65·여)씨는 지난 3월부터 혼자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민들이 김씨의 청소를 돕기 시작했다. 불과 보름 만에 무려 3.5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청소를 마친 주민들은 회의를 열어 쓰레기장이었던 주택 앞을 화단과 텃밭으로 만들어 함께 가꾸기로 했다.
김씨는 "쓰레기가 많다 보니 비행청소년들도 이곳에 숨어 담배를 피는 등 주변 환경이 좋지 않았다"며 "이제는 다른 동네 주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깨끗한 마을을 이웃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주민끼리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구나 동 주민센터가 행정적인 도움을 준다. 주안3동 14통처럼 대청소가 필요할 때는 종량제봉투를 지원해 준다든가, 텃밭을 조성하고 싶은 마을엔 전문인력과 재료 등을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마을 벽화사업의 재료나 밑그림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
구 관계자는 "지방자치의 진정한 의미는 주민 스스로 지역의 일을 의논하고 결정하고 집행하는 것인데, 지방자치가 되고 나서 오히려 주민들은 구의원이나 구청장이 알아서 해 주길 바라고 있다"며 "주민 스스로가 내가 사는 곳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공동체를 복원해 함께 지역을 이끌어가자는 게 통 두레 모임의 목적이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