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규제 위주의 선거법을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가능한 방향으로 대폭 손질한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공개했다. 그동안 말은 풀되 돈은 막는다는 대전제에 따라 선거운동 세부사항을 일일이 규정해 돈은 막았지만 말도 막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선거법을 시대의 추세에 맞게 고치겠다는 선관위의 의지가 엿보여 반갑다.

현행 선거법은 공직선거 입후보자나 유권자들이 아차 하는 순간 법을 어길 정도로 이중삼중의 규제 그물망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 결과, 선거의 혼탁상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전 자체가 상대방의 법 위반을 캐내는데 집중되면서 선거운동 자체가 위축되고 유권자들은 후보에 대한 정보 획득이 힘들었다. 이와관련 상당수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에서 지지정당이나 각종 연고를 기준으로 투표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특히 유권자들의 지지의사 표현을 극도로 제한하는 단점이 있었다.

선관위의 개정안에 따르면 유권자는 현재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선거운동을 오프라인에서도 가능해진다. 후보자나 후보예정자들도 전화선거운동이 제한없이 허용된다. 현수막 등 홍보시설 규제도 완화된다. 유권자들이 요청하면 후보들의 각종 신상자료가 제공된다. 또한 대선 TV토론의 경우 지지율 10% 이하 후보의 참여를 제한토록 해 지난 대선을 희화화 했던 이정희류 후보의 등장을 원천봉쇄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선관위는 이와 함께 선거기간중 후보사퇴 제한과 지방선거의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서는 여론을 수렴해 개정안에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선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를 막고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제고하자는 취지인 만큼 적극적으로 여론을 수렴하기 바란다.

선관위는 정치관계법개정안을 오는 6월 쯤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개정안의 법제화 책임은 국회가 져야 한다. 여야 정당은 선관위가 작심하고 마련한 정치관계법개정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국고보조금 중복지급 금지나 정당공천제 폐지와 같은 민감한 문제를 포함해 정치개혁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여야는 지난 대선에서 정치혁신을 강조했다. 선관위가 정치혁신의 토대라 할 선거법 개정이라는 밥상을 차려놓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당내 기구를 설치해 수정 보완 작업에 나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