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상범 수원기상대장
6월이다. 달리 말해 여름이 시작되었다.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기후적 특성으로 호우나 태풍 등 다양한 기상재해가 매년 여름철에 발생한다. 정부 3.0 시대에 부응하여 수원기상대는 지난 달 15일 경기도를 비롯하여 경기남부지역 12개 지자체 방재업무 담당자들을 초청하여 올 여름철 기상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할 수 있는 소통체계를 강화하는 '경기남부 방재기상 업무협의회'를 개최하였다. 협의회에서는 짧은 장마에 유난히 무덥고 태풍의 영향이 많았던 작년 여름을 되돌아보고 새로 개편된 기상예보 정책이 소개되었다.

우선, 최근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집중호우 발생이 증가하므로, 그동안 12시간 단위로 제공되던 강수량 예보값을 올여름부터는 6시간 단위로 세분하여 제공한다. 그리고 슈퍼컴퓨터에서 생산되는 기상청 수치 모델 결과의 예측성능이 지난 수년간 꾸준히 높아짐에 따라 향후 7일까지만 제공되던 날씨 예보를 앞으로는 향후 10일까지 제공한다. 물론 예보기간이 길어지면 대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증가하여 날씨 예보가 빗나갈 가능성도 한층 높아져 기상청의 부담은 커지지만, 주중에 다음 주말 계획을 수립할 때 날씨를 고려할 수 있도록 대국민 기상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또한 태풍 위치의 70% 확률 반경 및 영향 반경 등 태풍 정보의 표현방식을 비기상 전문가인 일반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한다. 그동안 팩스나 이메일 등을 이용하여 전국 2천여 유관기관에 기상정보를 제공하던 방식을 앞으로는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통보 방식으로 전환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폭염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으로, 취약계층 담당 공무원뿐만 아니라 폭염에 취약한 노인 인구가 많은 농·어촌지역 이장단이나 노인돌보미, 쪽방촌 상담사 등에게도 폭염 정보를 SMS로 제공하여 폭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다.

기상청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기상현상을 하루 24시간 쉼없이 감시하며 집중호우와 태풍같은 위험기상으로부터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반복되는 기상재해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상청의 예측능력 향상도 중요하지만, 재해 발생 위험도가 높은 장소에 대한 체계적인 사전예방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거의 매년 여름이면 TV 뉴스를 통해, 바위를 집어삼킬 듯 거센 물결이 있는 계곡에서 긴급 출동한 구조요원에 의해 구조되는 야영객의 모습을 본다. 대부분의 계곡에서는 비가 내리면, 계곡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불어난다. 따라서 계곡에서 야영을 할 때는 수시로 기상정보를 접하여 비가 오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연에 대한 경시는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후회를 만든다.

/류상범 수원기상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