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오전 9시께 승기천 선학교 부근. 하천 옆 자전거 도로에 들어서자마자 시큼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천은 하수슬러지(퇴적물)로 가득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유물과 기름띠가 떠다녔다.
인근에 사는 주민 전해옥(46·여)씨는 "오전에 자전거를 타고 운동하러 이 곳에 오는데 악취가 너무 심하다"며 "제대로 관리가 안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장마철이 시작된 뒤 승기천에서는 하수 등의 유입으로 지독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인천시가 측정한 승기천 수질은 3등급이었다. 이 등급은 오염 현상이 눈에 띄게 드러나기 시작하는 단계로 분류된다.
인천시는 인근 하수관과 우수관의 슬러지들이 많은 비 때문에 하천으로 역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환경단체들은 오수가 많이 유입되는 기간에는 수질 유지를 위해 단기적으로라도 승기천에 유입되는 물의 양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승기천은 만수하수종말처리장으로부터 하루 3만~3만5천t의 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인천시가 하천 복원을 한 상황에서 향후 관리에 대한 예산은 충분히 책정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며 "지속적인 준설(하천 바닥의 퇴적물을 퍼내는 것)을 통해 수질을 개선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승기천은 과거 생활하수와 공업용수 등으로 인한 수질 오염이 심각했다. 인천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연형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지난 2009년 7월 마무리했다.
당시 이 사업에 3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승기천의 수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주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