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병(日射病), 열사병(熱射病) 환자 속출로 전국에 폭염 주의보 또는 경보가 내려졌다. 강한 햇볕에 오랫동안 노출된 채 일을 하거나 행진을 하다가 쓰러지는 게 일사병이고 온도 높은 곳에 신체 적응이 안돼 체온이 40도로 올라가는데도 땀은 안 나고 구토, 설사를 하는 증세가 열사병이다. 열사병의 한 종류로 '열피비(熱疲憊)'라는 것도 있다. 습도 높은 고열 환경에서 걸리는 게 열피비다. 이런 폭염 내습에 견딜 수 있는 온대인의 인체 적응 한도는 34~35도 정도다. 이를 넘으면 폭염 주의보나 경보를 울리게 돼 있다. 그런데 어제는 전국적으로 금년 최고 기온이었고 40도를 육박하는 지역도 있었다. 이런 기온이야말로 '불꽃 염(炎)' '태울 염'자의 '폭염'이라는 말이 어울리고 그 누구도 찜통이나 가마솥에 들어가 본 사람은 없겠지만 그런 비슷한 더위가 아닌가 싶다.
중국의 폭염은 더욱 심하다. 지난달 31일 상하이는 140년만의 최고라는 40.6도였고 같은 날 저장(浙江)성은 43.2도였다. 지난 6일에도 저장성, 안후이(安徽)성, 푸졘(福建)성, 장시(江西)성 등 위도가 한반도보다 한참 아래인 남동쪽 7개 성이 40도를 넘었다. 그들의 말대로 '찌는 듯한 더위(蒸暑:정수)' 정도가 아니다. 차에 저절로 불이 나고 숱한 변압기가 불탔다. 일사병 열사병 환자가 속출한 그런 더위야말로 불교에서 이르는 8대 지옥의 하나인 초열(焦熱)지옥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지난 7월 1일 네바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남부 지역의 46~53도와는 비교가 안 된다. 캘리포니아주 일부 사막지대는 1913년 7월 10일 지구 기상 관측이래 최고기온인 무려 56.7도였다. 그야말로 '찌는 듯한' sultry hot에다가 프라이팬에 고깃점 지글거리는 sizzling hot이 아닐 수 없다.
폭염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이고 아이로니컬하게도 한겨울 혹한 또한 지구온난화 탓이라니 그런 지구 환경에 적응, 극복할 수 없다면 인류의 앞날이 어찌될지 상상만 해도 답답하다. 그러니 어찌하랴. 당장 일사병 열사병으로 쓰러지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고 선풍기라도 계속 돌아가게 전기나 안 나갔으면 싶다. 그리고 '춥지는 않아 좋다!'는 최면이나 걸면서….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