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1천여곳중 30% C등급
직원없고 도서대출도 안돼
접근성 높이자는 취지 불구
시행 10년 되도록 유명무실
"누굴 위해 만든건가" 분통
"도서관인데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다고요?"
수원시에 사는 황모(25)씨는 얼마 전 집에서 20여분 떨어진 '작은도서관'을 찾았다가 '일반인에게는 개방이 되지 않는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지역아동센터 부설기관이어서 센터 아동들의 독서교육을 위해서만 사용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집 근처 작은도서관은 갈 때마다 문이 닫혀 있어 일부러 인터넷까지 뒤져 이곳을 찾았다는 황씨는 "정부가 추진하는 작은도서관에 등록된 곳이라지만 실상은 아이들 공부방"이라며 "우리동네 도서관은 일주일에 절반은 문이 닫혀 있는데 누굴 위한 도서관인지 의문"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추진하는 작은도서관이 시행 10년째를 맞았지만 상당수가 '이름뿐인' 도서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인천지역에도 1천여개의 작은도서관이 있지만, 직원도 없고 도서대출조차 이뤄지지 않아 '책 보관소'로 전락한 곳이 3곳 중 1곳꼴인 실정이다. 관련기사 3면
27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경기·인천지역의 작은도서관은 지난해 12월 등록 기준 1천77곳으로, 이 중 30%가량은 지난해 정부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C등급을 받았다.
이용자가 거의 없어 도서관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조차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은 곳도 17%에 달한다.
작은도서관은 마을문고, 아파트내 주민도서관 등 지역내 규모가 작은 도서관들로,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서관을 늘린다는 취지 아래 지난 2004년부터 활성화돼 왔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각각 2011년과 2012년 조례를 제정, 작은도서관에 도서구입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80%가량이 사립으로 운영되는 이들 작은도서관 중 독서와는 전혀 관계없는 프로그램이 운영되거나, 책이 없어 지자체내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오는 곳마저 상당수다.
실제로 안산시내 한 작은도서관에서는 '독서문화프로그램'이라는 이름하에 글짓기와 그림그리기, 어린이 요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고양시의 한 작은도서관은 시내 도서관은 물론, 인근 지자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부족한 책을 채워 넣고 있다.
인천시에서는 작은도서관과 공공도서관간 회원통합이 이뤄져 있지 않아, 회원증을 각각 발급받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돈도 없고 사람도 없는 열악한 곳이 많아 설립했다가도 금방 사라지는 곳이 부지기수"라며 "작은도서관이 생활밀착형 독서사랑방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목동훈·강기정기자
주민 실망 큰 '작은도서관'
입력 2013-08-2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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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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