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제 폐지가 아닌, 제대로 된 공천 개혁이 우선입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공천제 폐지로 정치 개혁을 실현하겠다는 주장을 "'눈가리고 아웅'식의 이벤트성 정책"이라고 일축했다. 공천제 폐지를 정치 개혁과 연결시킬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시·도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을 실시하지 않지만, 빨간옷 입을 사람은 빨간옷 입고 노란옷 입을 사람은 노란옷 입고 돌아다니는게 현실"이라며 신 교수는 "공천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정당의 영향을 배제한 선거문화, 정치문화로 하루 아침에 바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애초에 제도 하나를 손본다고 해서 정치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오산이라는 얘기다. 언론과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감시와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 정치권 스스로의 자정 노력 등이 오랜 시간 맞물려 정치문화 전반을 바꾸고, 인식을 개선해야만 정치 개혁도 가능하다는 게 신 교수의 입장이다.

이에 공천제 폐지가 아닌, 제대로 된 유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신 교수는 주장했다. 여기에는 공천제 운용 등을 감시하기 위한 언론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신 교수는 "막대한 부작용이 예상되는 공천제 폐지보다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공천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언론과 시민단체가 올바른 공천을 위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것이 정치 개혁의 첫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