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호텔 터 '영구보존의 길' 열렸다
부지 소유주, 중구에 이번주중 기증 의사 밝혀
구, 관련용역 발주 추진… 근대사 연구에 큰획
입력 2013-09-23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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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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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개항 이후 한국 근대사에 큰 의미를 갖고 있는 대불호텔 터가 공공재로서 영원히 보존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 친동생 A씨는 최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대불호텔 터 부지를 중구청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대불호텔 변천사와 부지 보존 방안에 대한 연구가 좀 더 자유롭게 진행될 수 있게 됐다. ┃관련기사 3면
인천의 일본인 조계지에 있던 대불호텔은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이다. 일본인 해운업자인 호리 일가가 1888년에 건립해 1900년대 초까지 운영했다.
대불호텔은 10여년간 호황을 누렸으나 경인선(인천~노량진) 개통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문을 닫게 됐다.
이후 중국상인에게 매각돼 '중화루'라는 중화요리 전문점이 들어섰다. 한동안 공동주택으로 남아 있다가 결국 1978년에 철거됐다.
2011년, 대불호텔 터에 상가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붉은 벽돌 구조물이 발견됐다. 인천시와 중구청은 '대불호텔 터에 대한 문화재적 관점에서의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며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후 문화재청은 대불호텔 터를 '원형 보존'하기로 결정했고, 중구는 이 부지를 매입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중구와 A씨가 매매가에 합의하지 못해 수 년간 방치돼 있었다.
A씨는 이번 주 중 소유권 등기 이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A씨가 상가 건물을 지으려고 쓴 돈에 대해선, 김홍섭 구청장 사재와 중구가 감정평가한 금액으로 보상해 주기로 했다.
중구는 대불호텔 터 보존 방안 등이 담긴 연구용역을 발주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 김창수 인천도시인문학센터장은 "개인의 사유 재산을 무상으로 기증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대불호텔 부지를 공적인 여러 가지 방식으로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라고 했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