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과 '졸품' 신도시 사이의 외줄타기. 광교를 명품신도시로 만들 수원 광교신도시의 현 상황이다.

핵심 사업들이 지리멸렬하거나 또는 축소된 탓이다. 심지어 기본적인 개발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것도 있다. 6월 기준 입주율 51.6%(1만6천63세대)를 보이고 있는 광교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 ┃표 참조


① 경기도청사 이전은 '지지부진'

=2007년 11월 5일 1천130만4천823㎡ 규모의 광교신도시 개발공사의 기공식이 진행됐다.

당시 경기도와 경기지방공사(현 경기도시공사)는 2012년 말까지 광교 행정타운 부지 11만8천218㎡에 도청 신청사를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빈 터다.

도는 이전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다 처음의 준공예정일보다 9개월여 지난 지난달 26일에서야 신청사 건립을 위한 특별계획구역 폐지를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다.

하지만 도청사 이전을 추진해 왔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불출마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도 재정위기까지 맞물려 착공까지는 쉽지 않아 보인다.

② 법조타운 이전은 '반토막'

=법무부는 지난달 광교 법조타운 부지 6만5천852㎡에 수원지방검찰청 신청사를 오는 2017년까지 짓겠다는 실시계획(건축 공사의 각 부문별 방법과 진행, 수단 등을 계획하는 것)을 수원시에 제출했다. 광교신도시의 마지막 4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2014년 말보다 3년 뒤다.

하지만 수원지방법원 신청사는 설계상의 이유로 실시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수원시의 설명이다. 법무부가 현재 경기고법의 설치지역을 놓고 고심하면서 수원지법의 실시계획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③ 에콘힐 개발은 '축소'

=지난 6월 에콘힐 개발사업의 최종 무산 이후 마련된 후속 사업은 축소됐다. 경기도시공사는 에콘힐의 핵심이었던 백화점 부지에 대해서만 현재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자산과 신세계, 현대, 한화 갤러리아 등 대형 유통사들이 공모 전부터 관심을 보여왔지만 실제 공모에 참여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④ 컨벤션센터 개발은 '제로(0)'

=4대 핵심 사업 중 가장 골칫거리는 컨벤션센터다.

수원시는 특계구역인 컨벤션센터 전체 부지를 주상복합용지(9만5천862㎡)와 컨벤션센터 부지(9만9천175㎡)로 나눈 후 컨벤션센터 부지만 직접 개발하겠단 구상이다. 부족한 재원은 광교개발이익금 등을 활용하겠단 복안이다. 하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다.

특계구역 폐지 절차도 물론 밟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원 컨벤션센터의 특계구역을 폐지해 달라는 신청이 들어온 게 없다"고 말했다.

도시개발 전문가들은 "신도시 조성과정에서 입주민들과 약속된 대단위 사업들이 바뀌거나 무산될 경우 행정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입주민들에게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