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윈 스피카'는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은 소녀 아즈미가 주인공이다. 서기 2010년 일본 최초의 우주 탐사 로켓 '사자호'가 발사된다. 그러나 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자폭장치도 망가진 사자호는 시가지에 추락해 많은 사상자를 내는 참사를 일으킨다. 아즈미의 엄마도 이 사고로 크게 부상당해 온 몸에 붕대를 감고 식물인간인 상태로 투병을 하다 아즈미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해에 숨을 거둔다. 늘 혼자였던 아즈미는 우연히 사자호 파일럿 유령 '라이온 오빠'를 만나 친구가 된다. 그리고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워간다. 중학교를 졸업한 아즈미는 도쿄우주학교에 우주 비행사과 1기로 진학하게 된다. '트윈 스피카'를 보고 있으면, 아즈미의 우주에 대한 꿈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염되는 걸 느끼게 된다.
아즈미에게 우주란 치유였다. 일본 최초 유인 우주 비행기의 추락 사고로 엄마를 잃고, 아빠는 보상을 담당해 늘 바쁘게 돌아다녔다. 엄마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온통 붕대를 감은 채 병실에 누워있는 게 전부였던 소녀 아즈미. 친구들의 놀림을 고스란히 받았던 아즈미에게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이 가득한 우주는 '단 하나의 꿈'이었다. 우주학교에 다니는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사정은 다르지만 그들은 우주에 대한 꿈을 꾼다. 우리는 왜 '우주'에 열광할까?
평범한 이들에게 세상은 너무 각박하다. 세상은 평범한 한 사람의 사정을 듣지 않는다. 다수를 위해서 라며 무작정 밀어붙인다. 우리는 오래도록 밀어붙이고 빼앗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땅을 착취하고, 산을 착취하고, 바다를 착취하고, 사람을 착취한다. 이런 착취구조에서 가장 고통받는 건 약한 사람들이다.
'트윈 스피카'의 주인공 아즈미는 깊은 절망에서 우주를 만났다. 우주는 아즈미의 꿈이 되었다. 꿈이 있으면,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비티'를 추천하는 이들은 꼭 커다란 화면에서 보라고 한다. 그래야 우주를 느낄 수 있다 한다. 착취에 신음하는 지구이지만, 우주에서 바라볼 때 푸르기만 하다. 공포의 우주이지만, 그 광활함은 가슴 깊은 감동을 준다. 우주에 대한 열망은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서글프기 때문이다. 착취에 신음하는 답답한 지구의 대지를 광활한 우주의 눈으로 바라보고 싶다. 세상 모든 이들이 그런 마음으로 살면 우리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답게 변하지 않을까. 이런 낭만으로 마무리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게 우리 세상이다. 우리 세상은 우주를 꿈꿀 여유조차 주지 않으니까.
/박인하 청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