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선거 어렵게 갈 이유없다"
친박 서청원 의원 김지사 지지
홍사무총장 남경필 의원 추천
김지사 3선 포기 '기정 사실화'
당세력다툼·발묶기 해석 난무


6·4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남경필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출마 권유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두 사람은 이미 출마할 의향이 없음을 직·간접적으로 밝혀왔으나 최근 당내 중진 실세들이 나서 부쩍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실세인 서청원(화성갑) 의원은 김 지사의 3선 도전에, 홍문종 사무총장은 남경필 의원을 추천하는 모양새다.

원조 친박계인 서청원 의원은 7일 화성시의회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쉽게 이길 선거를 어렵게 갈 이유가 없다"며 "김 지사가 3선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유일하게 야권 후보를 이긴다는 게 서 의원의 부연 설명이다.

그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지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서울과 경기도를 모두 내주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경기도민의 지지가 높고 8년간 경기도를 잘 끌어왔다. 안 나올 이유가 없다"며 "(3선에 성공하면)더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대권욕'에 불을 댕기며 간접 지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서 의원은 지난 3일 열린 경기도당 신년하례회에서도 김 지사의 3선 도전을 권유한 바 있고, 친박계의 또 다른 실세도 최근 김 지사의 측근들을 만나 김 지사의 재출마를 요청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미 원유철 의원이 지난 5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선언한 데 이어, 오는 16일 정병국 의원의 출마 선언이 예정된 상황이다.

그러나 당의 실무를 맡고 있는 친박계 실세인 홍문종 사무총장의 경우 김 지사보다 남 의원을 지사 후보로 강력 추천하는 모습이다.

홍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에 훌륭한 자원이 많은데 그 분들이 정치적 신념이나 목표에 따라서 이런저런 말을 할 수는 있다"며 남 의원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치켜세웠다.

그는 김 지사의 경우 8년간 지사를 했기 때문에 도민들 사이엔 피로감이 있어 남 의원이 더 낫다는 표현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중진이 서로 다른 경쟁력있는 인사의 출마를 종용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기존에 뛰고 있는 원·정 의원이 약체 후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대중성있는 김 지사와 남 의원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여, 당내 지사 후보 구도에 심대한 변화가 엿보인다.

그러나 대권 도전을 위해 3선 포기를 기정사실화한 김 지사의 경우, 이미 퇴임 후 정계 복귀를 위한 플랜을 짜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의 의지를 꺾기 쉽지 않고, 남 의원 역시 정병국 의원과 두터운 인간적 관계를 저버려야 하는 부담이 있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라는 가변성을 고려할 때, 중진들의 이 같은 행보가 당내 헤게모니 싸움, 즉 김 지사와 남 의원의 발목을 묶어 놓기 위한 것이라는 정치공학적 해석도 난무하고 있다.

/정의종·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