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여성의 차문화와 규방다례'를 펴낸 (사)규방다례보존회 이귀례(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1호 규방다례 보유자) 이사장.
기록 빈약 3년간 역사적 흔적 발굴
"시금석 놓아… 학문적 규명에 최선"


"차인(茶人)들이나 차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최근 조선시대 여성의 차문화를 역사적으로 추적한 결과물을 담아낸 서적 '조선시대 여성의 차문화와 규방다례'(민속원 刊·535쪽)를 펴낸 (사)규방다례보존회 이귀례(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1호 규방다례 보유자) 이사장은 책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최근 규방다례보존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이사장은 "차에 관한 시를 수십 편 쓴 고려시대 이규보 선생을 비롯해 조선시대 추사 김정희 선생, 초의선사 등 남성과 관련한 차에 관한 기록은 여기저기서 보이지만, 여성과 차의 관계를 드러내고 있는 기록은 발견하기 어렵다"면서 "때문에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을 느껴서 지난 3년간 이 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여성들의 차문화는 그들만의 생활공간인 규방에서 이루어졌다. 여성들의 차문화이기에 아름다운 맵시가 담겨 있으며, 사대부가 여성들이었기에 우아한 격조가 스며있다. 이 이사장은 익히 알려진 규방다례에 관해 학문적 규명을 시도했다.

그는 "2010년 김경미 이화여대 교수를 비롯한 여성생활사 전공자들과 함께 연구진을 구성해 규방다례의 역사적 흔적을 찾아내는 일을 시작했다"며 "실록을 비롯한 관찬사서들은 물론이고 개인의 문집, 시집, 고전소설 등을 비롯한 많은 자료를 대상으로 조사와 분석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김경미 교수 외에 가천대 최소연 교수, 이화여대 허순우 교수와 김기림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수연 교수와 권순형 박사, 가천박물관 심효섭 박사가 연구와 저술에 참여했다.

이 이사장은 "빈약한 기록 탓에 규방다례의 실제를 밝히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책은 조선시대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차문화를 즐겼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동안 차문화가 남성 중심의 문화로 여겨져 왔던 기존의 인식을 벗어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책은 관련 전공자와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전국 대학 도서관을 비롯해 언론사 등에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이 이사장은 "규방다례 연구에 관한 시금석은 놓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차에 관한 의문과 궁금증을 학문적으로 규명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올해 우리 차문화를 알리는 데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그는 "15회째를 맞는 인설차문화전을 비롯해 지난해 개최했던 백운 이규보 학술강연회와 헌다제를 올해엔 아시안게임 기간에 개최하는 등 국내외 차인들과 교류를 통해 우리 차를 더욱 알려가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