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3일' 보이지 않는 드라마 '감격시대 제작현장' /KBS

2일 밤 방송된 KBS2 다큐멘터리3일(이하 다큐3일)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상하이를 배경으로 1930년대 한. 중. 일 낭만주먹들의 이야기를 다룬 수목 극 ‘감격시대’가 한창 촬영 중인 용인의 한 세트장.

1월부터 방영을 시작해 화려한 액션으로 우리의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감격시대의 인기속에는 연출, 조명, 장비, 음향, 의상, 소품 등 수많은 스텝의 고단한 노고가 숨어있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날을 꼬박 새며 현장을 지키는 제작팀. 다큐3일은 화면 뒤 그들의 드라마를 카메라에 담았다.

늦은 밤, 온도가 뚝 떨어진 세트장 한 가운데 웃옷을 벗은 채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보조출연자 조종환 씨는 극 중 신영출(최재성) 씨의 시신 대역을 맡았다.

조 씨는 "시청자들은 주연밖에 기억을 못해요. 카메라 앵글에 내가 안 나와도, 나는 내가 나온 장면을 아니까 괜찮아요. 그 순간엔 제가 주인공이죠"라며 역을 맡는 순간만큼은 내가 주인공이라며 웃는다.
 
▲ '다큐3일' 보이지 않는 드라마 '감격시대 제작현장' /KBS

세트장 주변 동네의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결국 막내FD 조경원 씨가 개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열심히 동네를 뛰어다니고 세트장에돌아와서는 촬영 할 말들의 똥을 치우고 다니느라 바쁘다.

낮 신이 남은 상태에서 해가 져버리자 조명팀 낮처럼 환하게 세트장을 변신시킨다.

하루 1~2시간씩 쪽잠을 자며 며칠간 연속 촬영을 강행 중인 이들은 힘든 조건 속에서도 모두가 제 역할을 하며 완벽한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건 ‘드라마’에 꿈이 있고,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기적이다.

"힘들어도 다들 너무 열심히 일하니까 신기하고 대단해요. 쓰러질 때까지 밤새 일해요. 사실 여행 같아요. 버스타고 일어나보면 갑자기 순천, 완도, 파주, 합천… 촬영하면서 한국 다 돌아다녀 보는 것 같아요" 막내 FD 조 씨의 말이다.

주연 배우 김현중은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기 자신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서 일을 하시는 모습들이 한류의 가장 힘이 되는 원동력 같습니다. 그게 한국 드라마의 힘이지 않나요?"라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제작팀에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