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호남선탄 文…더민주-국민의당 명운건 '호남쟁탈전'

더민주 "與 2중대인 국민의당 꾸짖어야"…반전될까 신중론도
국민의당 "호남은 文 식민지 아니다"…촉각속 安 재방문도 열어둬

연합뉴스

입력 2016-04-11 13:09:21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2016041101000774400043001.jpg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9일 오후 전북 익산시 무왕로에서 열린 합동유세 현장에서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전 대표, 한병도(익산시을) 후보, 최영규 도의원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총선을 불과 이틀 앞둔 11일 문재인 전 대표의 2차 호남 방문과 맞물려 호남 주도권을 쥐기 위해 명운을 건 '쟁탈전'을 벌였다.

호남의 지지에 정치생명을 연계시킨 문 전 대표는 지난 8~9일에 이어 이날 또다시 호남을 찾아 국민의당 우위인 민심의 반전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반면 국민의당은 이미 대세가 기운데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진정성이 결여된 선거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면서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文 이틀만에 또 호남선…"마지막 수단" =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은 1차 방문 결과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선 패배, 당의 분열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배수진을 친 진정성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다는 인식에서다.

김성수 대변인은 PBC 라디오에 출연해 "상당히 반전이 되지 않았냐는 게 저희 판단이다. 다시 한 번 갔다오면 막판 표심에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정권교체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안철수와 새누리당의 2중대이자 이곳 광주 전남에서 물갈이 대상의 집합소인 국민의당을 준열히 꾸짖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제가 아는 노무현과 문재인은 야당 불모지 영남에서 빨갱이 김대중 앞잡이 소리를 들어가며 호남의 소외와 아픔을 같이했던 사람들"이라며 문 전 대표의 '호남홀대론'을 적극 방어했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 방문후 후보들이 다시 한 번 와달라는 요청이 크게 늘었다"며 "마지막까지 할 도리를 다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방문이 마지막 수단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의 광주 싹쓸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판세를 얼마나 뒤집을 수 있겠느냐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더민주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민심의 반전이라고 할 정도의 유의미한 변화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문 전 대표가 내려간 것이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고 받아들인다"면서 "다만 이것이 표로 연결될지는 아직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진정성 없는 행보" 비판속 견제 =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의 사과 행보에 진정성이 없다고 몰아붙인 뒤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이 우선"이라며 집중 견제에 나섰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 대해 "패권주의적 태도에 대해 반성하거나 자신의 입장을 조금도 바꾼 게 없다. 민심에 별 영향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호남이 원하는 것은 패거리 정치의 청산이지, 문재인의 사퇴가 아니다. 정계은퇴에 반대한다"며 호남행이 문 전 대표에게 역효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돈 공동 선대위원장은 호소문을 내고 "친박패권과 친노패권의 차이는 단 하나이다. 새누리당은 친박패권주의를 자랑하고 있는 데 비해 더민주는 친노패권주의는 존재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뿐"이라며 "유권자들은 이런 구태정치의 실체를 심판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호남에서는 2번을 찍으면 사표가 되고 수도권에서는 정권교체가 안된다"고 반박했고, 박주선 의원은 논평에서 "광주와 호남은 문 전 대표의 정치적 식민지가 아니다. 더 이상 야당 기득권 독점을 위해 호남을 이용하지 않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의 호남행이 행여나 호남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안철수 공동대표의 재방문 여지도 열어두고 있다.

당 관계자는 "호남 여론을 파악해봤지만 아무 변동이 없다"면서 "다만 호남의 일부 경합지에서 안 대표가 다시 와야 한다고 난리다. 오늘 중 판세를 다시 한번 점검해본 후 재방문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전 계기될 수도" vs "흐름 못돌려" 전문가 의견 갈려 = 전문가들은 문 전 대표의 호남 공략이 막판 반전의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시각차를 보였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상승세를 탔지만 문 전 대표의 방문으로 인해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며 "적어도 2040세대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효과는 거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40세대의 적극 투표층이 예전보다 높다"며 "지역구 투표를 당선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해달라는 문 전 대표의 전략적 투표 호소가 받아들여진다면 숨겨진 표심이 더민주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며 "호남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흐름을 돌려놓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 민심이 문 전 대표에게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노무현 정부 이후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가 이어졌다는 인식"이라며 "지난 광주 방문 때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지 않아 호남 민심이 쉽게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빠른 선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