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 민심 풍향계 인천…전국 판세와 '비슷'

더민주 7석 약진, 새누리 4석 그쳐

연합뉴스

입력 2016-04-14 09:45:42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역대 선거 때마다 전국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해 온 인천이 20대 총선에서도 전국 판세와 매우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

인천 전체 13개 의석 중 더민주는 7석, 새누리당 4석, 무소속 후보가 2석을 차지했다.

이는 19대 총선에서 여야가 12개 선거구를 6석씩 양분하며 균형을 이뤘던 것과는 판이한 결과다.

새누리당 참패와 더민주의 승리로 요약되는 인천의 총선 결과는 20대 총선 전국을 아우르는 판세와 일치한다.

토박이 비율이 낮고 전국 각지의 출신이 고루 분포된 인천이 이번 선거에서도 전국 판세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 셈이다.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이라는 유리한 구도 속에서 선거를 치르고도 반사 이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정도로 지지율 결집에 실패했다.

인천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의 홍일표·민경욱·정유섭·이학재 후보 모두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를 이뤘다면 상대 후보에 질 수밖에 없는 수준의 득표율을 얻는데 그쳤다.

이번 총선에서는 인지도에 의존한 이름값만으로는 당선이 어렵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일례로 5선 경력의 새누리당 황우여 후보는 서구을에서 더민주 신동근 후보에게 일격을 당하며 고배를 마셨다.

황 후보는 판사 출신에 당 대표를 지내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을 보유했지만, 서구을 유권자들은 선거 한 달 전 선거구를 바꿔 갑자기 나타난 그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새누리당 문대성 후보도 김무성 대표의 지원을 등에 업고 부산 사하갑에서 고향인 인천 남동갑으로 선거구를 갈아탔다가 쓴맛을 봤다.

그는 젊은 이미지와 높은 인지도를 앞세우며 표심을 공략했지만 더민주 박남춘 후보의 벽을 넘진 못했다.

실속 없는 명성보다는 지역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신뢰를 쌓은 후보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후보는 중동강화옹진에서 당선됐다.

안 후보는 인천시장 재임 시절 과잉투자로 인천시 재정난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지만, 때로는 그의 과감한 추진력이 어려운 현안을 해결하는 원동력이라는 믿음이 유권자 사이에 확산했다.

특히 강화 주민은 작년에 한강 물을 끌어와 가뭄 피해를 줄이는 임시관로 설치사업을 관철한 안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무소속 윤상현 후보도 인천의 상대적 낙후지역인 남구을에서 3선 고지를 밟았다. '막말 파문' 속에서도 주민은 지역 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힘 있는' 후보를 택했다.

더민주가 인천 정가에서 새롭게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인천 주요 현안의 처리 방향에도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수도권매립지 사용시한 종료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은 쓰레기매립지 사용 기간을 약 10년간 연장하는 대신 환경부와 서울시의 매립지 지분을 인천시로 양도하는 등의 경제적 급부를 챙겼다.

더민주 진영은 그러나 매립지 사용 기간 연장을 최소화하고 대체매립지를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영종∼청라 제3연륙교 건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등 오랜 기간 지지부진한 지역 현안 사업을 풀기 위한 접근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연합뉴스

빠른 선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