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맹주' 국민의당 맞은 광주·전남 정치권 지각변동

국민의당 중진들 당권도전…'일당백' 이정현·이개호 당내지위 격상
자치단체장·지방의원 행보에도 변화 있을 듯

연합뉴스

입력 2016-04-14 15: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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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텃밭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당 광주지역 당선인들이 14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광주·전남 맹주 자리를 빼앗으면서 지역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호남의 정치지형 변화는 내년 대선을 앞둔 야권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4·13 총선에서 더민주는 새누리당보다 1석 많은 123석을 얻어 제1당 지위에 올랐다.

다만 야권 심장부인 광주에서 8석 싹쓸이를 국민의당에 허용하는 등 광주, 전남·북 28석 가운데 단 3석만을 건졌다. 국민의당은 23석을 챙겼다.

전국적 지지를 확인한 더민주와 호남 패권을 차지한 국민의당의 주도권 경쟁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외형상으로는 제1당이 된 더민주의 위세가 압도적이지만 야권 텃밭, 심장부로서 상징성과 확장성을 고려하면 호남을 움켜쥔 국민의당의 야권 내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남대 오승용 교수는 "국민의당이 정당득표율에서 더민주를 제친 결과를 놓고 보면 '호남 자민련'을 우려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며 "안철수 대표나 국민의당의 비전이 더민주 못지 않은 비중으로 해석될 수 있어 양당 사이 균형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민주는 수도권, 국민의당은 호남을 거점으로 내년 대선후보 결정 등 과정에서 힘겨루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광주·전남을 지키려는 국민의당 대권 주자와 빼앗으려는 더민주 '잠룡'들 사이에 치열한 지역 민심확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진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지역 '맹주' 국민의당에서는 대권 도전이 기정사실화된 안철수 대표로부터 당권을 넘겨받을 주자에 관심이 쏠린다.

천정배·박지원·박주선·주승용·정동영 당선인 등 중진들이 거론된다.

차기 당 대표에게는 안 대표와 호남 의원들 사이에 생길 수 있는 미묘한 긴장을 희석하고 호남의 분열도 막아야 하는 중책이 이미 놓여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야권재편의 흐름을 놓고 지도부 사이 갈등이 생길 소지도 있다.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도전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철·장병완 의원은 광주시장 도전설이 나오며 전남지사에 이미 도전한 바 있는 주승용 의원이나 황주홍 의원은 전남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새누리당 불모지인 전남에서 재선, 비례대표 포함 3선 고지에 오른 이정현 의원은 당 대표 도전의사를 밝혔다.

더민주 후보로서 광주·전남에서 유일하게 녹색 돌풍을 버텨낸 이개호 의원도 호남을 대변할 수 있는 원내인사로서 차기 지도부 구성 때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 '안철수계'로 분류되면서도 아직 더민주 당적을 가진 윤장현 광주시장은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 갈림길에 있으며 더민주 소속인 이낙연 전남지사는 국민의당에 포위된 형국에 놓였다.

총선 전 일부 거취를 결정하기는 했지만 시장·군수·구청장들의 행보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정당 간 주도권 다툼 양상은 지방의회 의원들 사이,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에도 침투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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