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공천 개입 정황… "내가 대통령 뜻 어딘지 안다"

4·13총선 도내 예비후보 '회유' 녹음파일 공개돼 논란

정의종 기자

발행일 2016-07-19 제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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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야 한다"며 지역구 변경 요구… 친박 실세 거론
제안 수용 않을땐 '사정기관 동원 가능성' 암시 발언도
'전대출마 고심중' 서청원 선거구가 '화성갑' 후폭풍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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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윤상현(인천 남구을)의원이 4·13 총선을 앞두고 경기도내에서 출마를 선언한 한 예비후보에게 출마지역 변경을 회유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친박계 핵심 인사인 윤 의원이 총선 공천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역구 변경을 회유한 선거구가 8·9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서청원 의원이 출마한 화성갑으로 알려지면서 친박계의 조직적 공천 개입에 대한 후폭풍이 커지는 양상이다. 따라서 서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서는 서 의원이 이번 주중에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친박계의 조직적인 선거개입에 대한 비박계의 반격이 서 의원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18일 TV조선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새누리당 수도권 내 한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 A씨는 출마의사를 밝힌 직후 새누리당 친박계 핵심으로 알려진 윤 의원으로부터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윤 의원은 A씨에게 "내가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안다"며 "빠져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청원·최경환·현기환 등 친박 실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출마지역을 바꾸면 친박 브랜드로 공천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윤 의원의 요구대로 당초 출마선언지역에서 다른 지역구로 옮겼지만, 경선과정에서 낙마했다.

윤 의원은 당시 자신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 사정기관 동원 가능성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윤 의원은 "형 안하면 사단 난다"며 "내가 (A씨에 대해서) 별의 별 것 다 가지고 있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로 지목된 예비후보는 화성갑에 예비후보를 등록했다가 돌연 화성병으로 선거구를 변경했다.

경인일보는 A씨와 통화를 여러번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A씨를 만난 한 정치인은 "지난 1월 윤 의원과 통화한 내용을 녹음해 두었는데 이를 녹음해간 다른 B씨가 언론에 흘린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A씨는 경인일보 기자와 통화에서 "이제 두 번 다시 정치는 안 할 거다. 정치인은 다 싸거리 XXX"라며 "정치에 대한 혐오를 느낀다. 그렇게 좀 살지 말라"고 하라는 등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서 의원이 이번 주 초반에 당 대표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녹음파일 공개로 일정이 다소 늦춰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측은 녹음파일 공개에 대해 코멘트를 자제하면서 "작금의 정국 상황을 두루 살피고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이번 주 안에는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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