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갑, 판흔든 편입 이슈… 국힘 '최연소' vs 민주 '동네형'

김우성 기자

발행일 2024-03-21 제5면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4·10 격전지를 가다] 박진호 vs 김주영


골드라인 완화책 '수혜대상' 민감
리턴매치, 진보우위서 초접전으로
'미래지향적' '선심성 정책' 대립

박, 민심 뚝심있게 파고든 열정
김, 큰 민원보다 일상불편 대화
"삶 특별하게" vs "변화 힘 될것"

 

선거21.jpg
왼쪽부터 박진호, 김주영.

김포갑 선거구가 격전지가 됐다. 4년 전 총선을 떠올리면 지각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후보가 당시 미래통합당 박진호 후보를 14.39%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보수진영에게 김포갑은 완전히 무너져 내려앉은 땅이었다. 

 

두 후보가 다시 맞붙게 된 이번 선거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10~11일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김포갑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김주영 의원 44.9%, 국민의힘 박진호 예비후보 41.9%로 오차범위(±4.37%p)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여론조사에서 질문한 항목을 보면 '서울 편입' 이슈가 판을 흔든 것으로 분석된다. 접경지가 속한 김포을과 비교해 서울 편입에 대한 이곳의 정서는 확실히 찬성에 기울어 있었기 때문이다. → 그래픽 참조

2024032101000221600023031

김포지역 최대 관심사인 철도교통망 이슈도 김포갑에서 더 민감하게 작용하는 분위기다. 서울 출퇴근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5호선 연장사업과 관련해 김포와 인천이 대립하다 김포에 유리한 노선으로 발표된 구간(풍무~감정)이 김포갑이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노선 계획상 장기역사도 김포갑에서 이용객 상당수를 흡수할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고촌~김포공항 버스전용차로 설치, 출근특화버스 도입, 올림픽대로 전용차로 계획 등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대책으로 추진했거나 추진 예정인 사업의 주된 수혜 대상이 김포갑이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쏟아낸다고 규탄하지만, 여권은 민주당의 과거 포퓰리즘 정책보다는 미래지향적이라고 반박한다. 어찌됐든 현재 민주당 입장에서 김포갑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9부능선 고지 앞에 선 두 후보는 한 뼘도 물러설 수 없다는 기세로 치열한 백병전을 벌이고 있다. 동이 트기 전부터 출근길 인사에 나서고, 투표권이 없는 아이들이 뭐라도 물어오면 기꺼이 발걸음을 멈추고 정성을 들인다. 행사장에서 마주치기도 부지기수, 이 발품전쟁에서 밀리는 순간 어떤 신세가 될지 둘 다 잘 안다.

김주영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김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선거운동 도중 자신에게 다가온 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2024.3.19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지난 19일 오후 3시께 고촌읍 신곡중학교 앞에서 만난 김주영(62) 후보는 하교하는 학생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학생들은 경쟁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그와 함께 셀카를 찍고 사인을 받았다. 한 학생은 김 후보와 찍은 영상을 곧바로 SNS에 업로드해 보여주며 까르르 웃어댔다.

학부모들에게 인사하러 왔다는 김 후보는 "어린 학생들이 정치에 무관심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최근 지역구 주민들의 생업현장에서 민생체험을 이어갈 때도 10~20대 친구들의 호응이 생각보다 뜨거워 놀랐다"고 소개했다.

김 후보는 "젊은 층과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기성세대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분명한 차이가 있고, 사회에서 규정한 선입견에서도 벗어나 있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며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이 가치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정치인들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품과 실력을 인정받은 의정활동만큼이나 김 후보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는 후하다. 고촌읍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김주영 의원은 권위의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고 동네 형처럼 편안하고 친근해서 많이들 좋아한다"면서 "거창한 민원성 정책보다도 일상에서 불편한 것들,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놓고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주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국회의원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는 말로 호감을 드러냈다.

박진호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지역 강좌에 참석한 주민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4.3.19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이에 맞서는 박진호(34) 후보에게 4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오로지 한길만 보고 지역 민심을 뚝심 있게 파고든 끝에 국민의힘 최연소 공천자로 이름을 올렸다. 7년 전 '전국 최연소 당협위원장'부터 시작해 정무감각은 충분히 쌓았다.

20일 오전 사우동 김포명륜대학 강의장을 찾은 박 후보는 연신 허리 숙여 인사하며 유권자들의 환대를 받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누군가 "박진호가 김포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지역을 잘 알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줄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지난 총선에서 보수진영의 허무한 참패를 직접 겪은 바 있는 그는 대부분 끼니를 컵라면과 도시락으로 때워가며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선거구를 누비고 있다. 보수 후보를 대하는 반응이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게 체감돼 온몸이 땀에 젖어도 힘들지 않다. 그 땀이 시민들에게는 행복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그는 확신하고 있다.

인물에 대한 칭찬은 박 후보도 뒤지지 않는다. 고촌읍 힐스테이트리버시티 아파트에 거주하는 40대 주민은 "주민간담회에 가보면 타 정치인과는 다르게 우리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어보겠다는 식으로 말하더라"며 "자기가 정확하게 답변하는 이유가 실행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즉각적인 피드백도 그렇고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이 보여서 응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김주영 후보는 "나를 우리 지역 국회의원으로 뛸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신 김포시민들께 빚을 진 마음이었고, 그 빚을 갚기 위해 4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시민의 삶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고, 같이 변화를 만들어가는 '내 곁의 김주영'으로 언제나 힘이 되어 드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얼마 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으로 위촉된 박진호 후보는 "당협위원장을 역임하며 입이 아닌 발로 뛰어다닌 활동들로 시민의 준엄한 선택을 받고자 한다"며 "나는 언제나 이곳 김포에 있었고 김포를 지키는 데 노력했다. 특별해진 김포를 시민들께 반드시 선사해 드리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2024032101000221600023034


김우성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빠른 선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