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갑, 정치 유튜버 vs 행정 달인 vs 4선 거물 '3파전'

오수진 기자

발행일 2024-03-29 제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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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격전지를 가다] 김성회 vs 한창섭 vs 심상정

김, 라이브 방송서 대중과 소통
'완전한 고양특례시' 추진 약속

한, 尹 정부 초대 행안부 차관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

現 심, 5선 고지 달성 여부 눈길
市 신청사 원안 즉각 착공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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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1번가' 고양갑. 녹색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내리 세 번 당선되며 진보 강세 지역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기 어려운 소수정당에서 다선 의원을 배출했다는 점이 지역민들에게 '진보' 색채를 덧씌웠다.

22대 총선에서는 5선의 고지를 노리는 현역 심상정 후보에게 두 신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 그래픽 참조

정치 평론가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후보와 행정안전부 차관을 지낸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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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성회 후보가 27일 지역 인사를 하던 중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3.27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 유튜버 vs 행정가 vs 중진의원


지난 27일 화정역에서 아침 인사를 마친 민주당 김성회 후보는 오전 9시 선거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작은 '방송실'에서 라이브 방송을 켰다.

정치가 대중을 찾아가야 한다고 믿는 김 후보는 3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김성회의 옳은소리'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는 중이다. 24만 구독자를 보유한 그는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다음으로 당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갖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대중과 다양한 형식으로 접촉해 소통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 김 후보의 바람이다. 신계륜·정청래·손혜원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 일선의 근무 경험까지 더해 '필드 플레이어'임을 자신했다.

국민의힘 한창섭 후보는 윤석열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차관이다. 한 후보의 행정력을 검증받은 것은 2022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탄핵소추로 권한행사가 정지되면서 5개월여간 직무대행을 맡았던 시기가 대표적이다.

혼란스러운 정국을 안정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1990년 행정고시 합격 후 주로 행안부에서만 근무해 온 한 후보는 '경험이 능력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행정력을 두루 갖춘 자신이 '새 고양'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란색 롱패딩을 갖춰 입고 시민들을 만난 녹색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줄곧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먼저 4선의 심 후보를 알아보고 '힘내시라'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의 모습만으로도 도전하는 정치 신인들과 '차별화'가 될 수 있어서다. 다만 최근의 정치가 양극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3파전으로 갈린 선거에 심 후보가 5선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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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창섭 후보가 28일 지역구 일정 중에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4.3.28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 고양시청 원안 존치는 한목소리. 교통 인프라 확충 현안


낙후된 원도심과 신도심이 공존하는 고양갑에서 세 후보의 공통 공약은 지역의 숙원사업인 교통 인프라 확충이다. 또 고양시청 원안 존치에는 모두 한 목소리를 냈다.

후보별 강조 공약으로 김 후보는 고양시가 자족도시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완전한 고양특례시'를 주장했다. 김 후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특례시 특별법'을 언급하셨는데 적극 환영한다"면서 "정부의 의지가 있으니 추진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 후보는 국민의힘이 꾸준히 강조해온 '서울 편입-경기 분도 원샷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후보 측은 "당에서는 서울 편입, 대통령께서는 특례시를 말씀하셨는데 고양은 서울 편입에 좀 더 주력하는 게 좋다는 판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고양 신청사 원안 즉각 착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녹색정의당은 원안 건립을 강제하기 위해서 당 차원의 법률지원단도 구성해 이동한 시장의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송을 추진하는 등 '법적 패키지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식사트램 연장 및 조기착공, 고양은평선 화수역 신설 추진, 화정·성사 노후도시정비 선도지구 지정 및 재건축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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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28일 사진을 요청하는 어린이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3.28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 여론조사는 김성회 우세


하지만 민심은 모두에게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875원 대파 가격 논란, 불안한 경제 상황, 정치권에 대한 불신, 현역에 대한 아쉬움 등으로 차가워진 민심도 느낄 수 있었다.

여론조사는 다각적인 지역 분위기를 방증했다. 경인일보가 지난 23~2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고양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대결에서 김 후보가 48.3%의 지지를 받고, 두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섰다(한창섭 29.4%·심상정 12.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심 후보는 "역대 선거 여론조사에서 한 번도 1등 해본 적 없지만, 결과에서는 저를 택해주셨다"며 "정치 고관여층의 정권심판론 의견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선거를 바탕으로 심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밑바닥 민심을 얻기 위한 밀착형 유세에 나설 전망이다.

화정동에서 10여년간 빵집을 운영해 온 오모(57)씨는 "정당이나 허무맹랑한 선심성 공약을 제시한 사람보다 살기 팍팍한 세상에 조금 더 도움이 될 만한 공약을 제시한 인물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 후보와 함께 김성남 후보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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