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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어굿등 무속신앙 작품에 영감
개항장 모든 풍경이 예술의 재료


1930~40년대 지어진 옛 창고 건물을 뜯어고쳐 지난 2009년 문을 연 인천아트플랫폼은 예술가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작업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이 인천아트플랫폼은 어떤 곳이고, 여기서 지내는 예술가들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잘 모를 것이다.

이에 경인일보는 지난 3월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활동 중인 6기 입주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이나 작품 활동 등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서울 태생의 작곡가 김성배(40)는 지난 1월 인천으로 이사왔다. 그렇게 인천 시민이 돼 지난 3월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가 된 그는 여전히 이방인의 시선으로 인천을 탐색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김 작가는 인천에서 자신의 작가적 상상력을 자극받고 싶어 인천아트플랫폼 문을 두드렸다. 그는 “개항장 풍경과 오래된 골목, 독특한 특색을 가진 풍어굿 등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들이 넘쳐나는 도시가 인천”이라며 “오래전부터 흥미로운 도시인 인천의 ‘기운’을 받아서 작가적 역량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올해 초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특히 인천 풍어굿 등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무속신앙에 주목한다.

그는 “풍어굿을 진행하는 무당인 만신이 다른 지역은 대부분 남성인데 반해 인천은 특이하게도 여성 만신이 풍어굿을 이어오고 있고, 또 인천의 만신은 세습무가 아닌 강신무라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며 “이러한 인천의 무속신앙의 특징을 연구해 작곡과 영상·무용·사운드아트 등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월 입주작가 프리뷰전에서 그의 작품을 맛보기로 보여줬다. 영상과 연주가 결합한 퍼포먼스 1부에서는 인천의 한 포구에서 바다 수면을 근접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며 자신은 영상에 맞춰 즉흥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했다.

인천 앞바다를 떠다니는 쓰레기와 나무껍질, 기름띠 등이 스쳐 지나가는 영상에 맞춰 자유롭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퍼포먼스였다.

2부에서는 인천에 사는 한 만신의 사당의 그림을 담은 영상에 콘트라베이스 연주와 무용, 컴퓨터 사운드를 결합한 즉흥 공연을 펼쳤다. 관객들로부터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었다는 평을 들었다. 연말에는 인천의 풍어제를 소재로 한 작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자신의 창작 활동을 돕고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인천아트플랫폼이 문화도시 인천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의 씨앗이 좋은 열매를 맺기까지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