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앞두고 어수룩한 南·北병사
탱크 vs 기밀문서 사수임무 맡아
무사귀환의 소망 웃음으로 풀어내


감독 : 천성일
출연 : 설경구(남복), 여진구(영광)
개봉 : 9월 24일
전쟁·드라마 / 12세 관람가 / 112분

마흔이 넘은 농사꾼 남복(설경구)은 한국전쟁 휴전 3일 전에 군에 끌려와 일급 기밀문서를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전달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그러나 임무 수행 중 적의 습격으로 남한군 부대가 전멸하고, 기밀문서는 어린 북한군 영광(여진구)의 손에 들어간다.

남복의 사수는 기밀문서를 잃어버리면 총살이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뱃속에 있는 아이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군대에 끌려온 남복은 반드시 살아서 집에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영광을 추격한다. 열여덟 평범한 학생에서 하루아침에 군인이 된 북한군 탱크부대 막내 영광.

그가 속한 탱크부대도 무스탕기의 폭격으로 부대가 전멸한다. 남은 것이라고는 조작법도 모르는 탱크와 우연히 얻게 된 기밀문서가 전부다. 상관은 영광에게 탱크를 버리고 도망가면 총살이라는 말을 남기고 죽는다. 기밀문서를 되찾으려는 남한군 병사와 탱크를 지키려는 북한군 병사가 단둘이 서부전선에서 마주친다.

영화 ‘서부전선’은 휴전이 임박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어수룩한 남북의 병사가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이번 영화는 전쟁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영웅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무사귀환’이라는 코드에 담아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풀어냈다.

연출을 맡은 천성일 감독은 400만명의 관객을 모은 첩보 코미디물 ‘7급 공무원’과 지난해 866만명이 관람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각본을 쓴 인물로, 이번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무엇보다 주연을 맡은 설경구와 여진구라는 걸출한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코믹 연기가 인상적이다.

어리바리한 두 인물을 통해 서부전선이라는 차가운 공간은 순박한 웃음으로 채워진다. 유쾌한 웃음 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화해의 메시지 등을 담은 이번 영화는 추석 연휴 직전에 개봉, 가족 단위 관객들을 끌어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