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우체국 집배원들이 이른 아침 추석 택배물품을 배달하기위해 분류작업을 한 후 오토바이를 이용해 동탄신도시 아파트와 주택단지 각 가정에 배달하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한명 당 5600명 시민 담당
새벽5시~밤10시까지 강행군
수분만에 우편물 100개씩 처리
미로같은 구도심 손바닥 보듯


날이 채 밝지 않은 미명인 지난 15일 오전 5시. 화성우체국의 하루는 수원우편집중국에서 도착한 11t짜리 우편차량을 맞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가위를 일주일 앞두고 친척과 친지에게 보내는 선물이 급증하면서 화성우체국에서 소화하는 1일 물량 건수는 1만3천여건이다.

최근 동탄 2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서 화성우체국 집배원 56명이 담당하는 시민은 31만명을 훌쩍 넘었다. 한 명당 5천600명을 맡는 집배원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간다. 오전 9시 25분, 한가위 택배 상자와 편지를 가득 채운 설원찬(34·10년 차) 집배원의 오토바이가 출발했다.

첫 배달지는 화성시 영천동의 자이아파트. 601동 앞에 오토바이를 주차한 설씨는 두 손 가득 우편물을 들고 현관을 두 계단씩 뛰어 우편함 앞에 도착했다. 설씨가 손에 든 100장의 일반우편물을 우편함에 꽂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번개 같은 손놀림이었다.

설씨는 “집배원은 뒷걸음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조금이라도 망설이면 배달시간에 늦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설씨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사이에도 전화기는 쉴새 없이 울렸다. 우체국 택배는 고객 만족을 위해 배송예정시간을 미리 알리는 데 자신이 편한 시간에 맞춰 배달해 달라는 전화들이었다.

설씨는 “가장 힘든 건 고객에게서 언제 와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다. 집배원은 정해진 코스대로 배송하는데 몇 시에 배달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께 화성시 병점동 구도심에선 이천수(47·20년 차)집배원이 한창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었다. 이곳은 가장 배송이 어렵다는 협택(상가주택 복합 지역)이 몰려있는 곳으로 베테랑 집배원이 아니면 배달하기 힘든 지역이지만 이씨의 오토바이는 미로처럼 얽힌 골목골목 사이 배송지를 신기할 정도로 찾았다.

이날 이씨의 배달은 오후 7시에야 끝났다.

하지만 추석 선물을 기다릴 고객들을 떠올리며 이 씨는 다시 우편물 구분대로 향했다. 2시간 이상 분류 작업을 하고 난 뒤 오후 10시가 돼서야 퇴근하는 집배원들이 보였다. 이렇게 화성우체국의 하루가 저물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