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 포도 타지 비해 달고 저장성 좋아 인기
백령·연평 백색고구마 숙성 거치면 당도 UP
북도면 단호박 육질 단단 식감 굿 일찍 동나
옹진군 “섬마다 재배 작물 특화해 지원 계획”


인천시 옹진군은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옹진군에서 나는 농산물은 그 양이 많지 않지만,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섬의 특성상 공해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지역이며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라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내리의 한 포도농장. 9천㎡ 규모의 포도농장에서 홍성도(66)씨가 포도 수확에 한창이었다. 이달 초부터 수확을 시작해 절반 정도 수확을 마친 상태다.

추석 전까지는 수확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홍씨는 설명했다. 농장 옆 평상에서는 그날 수확한 포도를 부인 김금분(66·여)씨가 판매하고 있었다. 20여 년 동안 이 곳에서 포도를 재배했다는 그는 영흥도의 포도가 다른 지역보다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날씨가 좋아 수확량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홍씨가 이 곳에서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 이전에는 보리밭이었다고 했다. 영흥도에서 포도재배가 시작된 것도 이 즈음이라고 한다.

영흥도의 포도재배면적은 48만㎡이며, 한 해 출하되는 포도는 약 800t 정도다. 이는 옹진군 전체 포도생산량 1천500t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전국의 포도생산량 27만t에 비하면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좋은 품질로 인기가 높다.

홍씨는 “우리 포도의 당도는 18브릭스(Brix)로 타 지역의 것보다 2~3브릭스 정도 높은 편”이라며 “봄부터 가을까지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지만, 영흥도의 지리적인 특성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기적으로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는 등 포도농사가 다른 작물을 재배하는 것보다 힘든 측면이 많다고 했다. 12월과 1월을 제외하면 제대로 쉴 수 있는 기간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20여 년을 재배하면서 포도 맛을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영흥 포도를 잊지 않고 찾아올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

그는 “우리는 당도측정을 자주 하진 않는다. 대신 자신이 먹어보고 ‘달다’고 생각되는 포도만 판매한다”며 “맛이 없는 포도를 판매했다가는 소문이 금방 퍼진다”고 한다.

영흥 포도는 수입 과일의 공세 속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금분 씨는 “수입 과일이 많아지면서 예전보다 상황이 좋지는 않다. 제철 과일이라는 말도 무색해질 만큼 4계절 과일을 먹을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은 이 지역에서 나는 포도를 잊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홍씨는 “한 번 이곳 포도를 맛본 사람들이 잊지 못하고 포도를 사가곤 한다”며 “포도는 특성상 상하기 쉽기 때문에 타지로 배달하는 물량이 많지 않지만, 부산이나 제주 등지에서도 찾는 사람이 있어 택배로 보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포도는 옹진군의 대표적 특산물이며, 쌀을 제외하면 가장 생산량이 많은 작물이기도 하다.

옹진군은 포도를 비롯해 각 섬에서 재배하는 작물을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백령도의 백색고구마와 인삼, 북도면의 단호박, 연평면의 백색고구마와 더덕 등을 ‘명품화 농특산물’로 선정하고 각 작물의 생산과 경영컨설팅을 지원해 각 섬의 대표 농산물로 만든다는 예정이다.

이는 농가의 소득증대 뿐 아니라 지역의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중 영흥 포도는 포도나무를 해풍에 노출시켜 자라게 한다.

옹진군의 기온이 낮아 타 지역보다 늦은 시기에 수확을 하는 점도 특징이다. 또한 당도가 높고 향이 진하며, 거친 해풍의 영향으로 포도 껍질이 두껍다. 이 때문에 신선도 유지기간이 길어 저장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백령도와 연평도에서는 백색고구마를 특화한다는 구상이다. 백색고구마는 백령도와 황해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된다고 전해진다. 백령도의 토지에 맞게 변형된 토종식품으로 알려졌다. 땅에서 나오는 과일이라는 뜻에서 ‘지과(地果)’ 라고 불리기도 한다.

백령도 비옥한 토양에서 신선한 바닷바람과 맑은 공기를 받고 재배된 오염되지 않은 무공해 농산물이다. 수확한 뒤 숙성기간을 거쳐야 당도가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

백령도에서 백색고구마를 재배하는 최의진(68)씨는 “무엇보다 백색고구마는 당도가 높다. 이 때문에 한 번 백색고구마를 먹어 본 이들은 빨간고구마를 찾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색고구마는 바로 수확해 먹는 것보다는 10일 정도 숙성을 거치는 것이 좋다. 다음 달 중으로 수확해 숙성시킨 뒤 판매할 것”이라며 “전라도와 경상도 뿐 아니라 제주도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북도면의 단호박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6월부터 8월 초순까지 수확하며, 재배와 동시에 판매가 시작된다. 수확량이 많지 않아 8월이면 판매가 마무리 된다.

북도면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바닷바람을 맞아 당도가 높다. 또한 육질이 단단해 저장성이 뛰어나며, 밤과 고구마를 섞어놓은 듯한 특이한 맛을 자랑한다. 식감이 좋고 영양소가 풍부해 영양식으로 찾는 사람들도 많다. 북도면에서 신도·시도 주민들이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현재 24개의 농가에서 연간 50t 정도의 단호박이 재배되고 있다. 생산량이 제한돼 있어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30% 정도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옹진군단호박연구회 이정욱(64)회장은 “청정지역에서 자라서 다른 지역의 호박보다 향이 강하고 맛이 좋다”며 “재구매율이 70% 정도로 다시 찾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옹진군과 옹진농협에서 시설비용 등을 지원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 북도면을 대표하는 농산물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옹진군은 백령인삼 명품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백령은 예전부터 홍삼으로 유명했던 개성과 같은 위도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홍삼을 재배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 옹진군의 설명이다. 여기에 강한 바닷바람이 홍삼의 조직을 더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옹진군은 1년근 삼인 종삼을 직접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는 등 인삼재배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9만㎡규모인 재배면적도 2020년께에는 2배 이상인 50만㎡로 늘릴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옹진군은 기존 비닐하우스 시설을 활용해 인삼을 재배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백령의 인삼 명품화 사업은 앞으로 꾸준하게 추진될 것”이라며 “인삼이 백령을 대표하는 작물이 되면 농가의 소득증대와 백령도 홍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옹진군은 이 외에도 대청도의 백수오와 천마, 자월도의 수수와 기장, 덕적도의 산채류 등 각 섬에서 생산되는 작물을 특화하고, 생산·가공·유통구조를 개선해 지역의 대표 먹거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글 = 정운기자 jw33@kyeongin.com·사진 =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