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독주 막는다… 영화 ‘메이즈러너: 스코치 트라이얼’
수상의 영광, 흥행으로 잇는다…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올 여름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지난 달에만 무려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으며, 그 상승세는 지금까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소한 이번 추석 연휴만큼은 ‘볼 게 없다’는 푸념 대신 ‘도대체 뭐부터 봐야 하지?’라는 고민이 절로 나올 듯 하다. 그만큼 다양한 장르와 알찬 내용의 작품들이 대거 개봉하기 때문.
올 추석 연휴는 그야말로 ‘시네마천국’이 될 전망이다. 영화의 풍년 속에서 볼만한, 꼭 봐야 할, 안 보면 소외 당할 세 편의 영화를 꼽아봤다.
이준익 감독 메가폰·7일만에 200만 돌파
송강호·유아인 父子케미 탁월 감동백배
영화 ‘암살’로 천만 흥행을 거둔 쇼박스가 ‘사도’를 통해 다시 한번 영광 재현에 도전한다. 개봉 일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도 순항 중이다.
이준익 감독은 비록 익숙한 사건이지만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그리고 그 뚝심은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로 빛을 발했다.
송강호와 유아인이라는 걸출한 두 배우는 ‘사도’가 주는 감동을 배가시켰다. 전형적인 왕의 모습마저 자신만의 캐릭터로 바꿔버린 송강호와, 아버지를 향한 삐뚤어진 감정선을 절묘하게 묘사한 유아인의 조합은 가히 최고라는 평가다.
재위기간 내내 왕위 계승 정통성 논란에 시달린 영조는 학문과 예법에 있어 완벽한 왕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뒤늦게 얻은 귀한 아들 세자만은 모두에게 인정받는 왕이 되길 바랐지만, 기대와 달리 어긋나는 세자에 점차 실망하게 된다.
사도는 어린 시절 남다른 총명함으로 아버지 영조의 기쁨 그 자체였다. 아버지와 달리 예술과 무예에 뛰어나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지닌 사도는 영조의 바람대로 완벽한 세자가 되고 싶었지만,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고 다그치기만 하는 아버지를 점점 원망하게 된다.
이번 영화에서는 ‘임오화변(壬午禍變)’을 단순히 스크린에 옮기는 것을 넘어, 이상과 가치관이 달랐던 부자의 내면에 집중해 밀도 높은 드라마를 완성했다.
왕과 세자로 만나 아버지와 아들의 연을 잇지 못한 운명,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가 펼쳐진다.
전편比 3일빠른 흥행 ‘형보다 나은 아우’
한국계 이기홍 눈길 ‘사도’ 대항마 관심
메이즈러너2는 개봉 닷새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지난주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누적 관객 280만을 기록한 전작에 비해서도 3일이나 빠른 흥행속도다.
특히 유명 배우의 후광 없이도 전작에서 묵묵히 관객들을 끌어모은 전례가 있어 이번 후속작 역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추석 대목 극장가에서 ‘사도’의 독주체제를 막을 수 있는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메이즈러너2는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에서 탈출해 또 다른 세상 ‘스코치’에 도착한 러너들이 미스터리한 조직 ‘위키드’에 맞서 벌이는 생존 사투를 담은 작품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위험한 실험에 ‘위키드’가 관여된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의 정체를 밝혀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또 다시 탈출을 시도한다.
한 순간도 예측할 수 없는 위험들이 도사리는 스코치에 도착한 러너들은 위키드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된 저항 단체를 만나 그들과 함께 거대 조직에 맞설 준비를 한다.
하지만 ‘위키드’에 접근할수록 위험천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조직이 비밀리에 준비 중인 또 다른 충격적인 계획을 알게 된다. 과연 이들은 조직의 비밀을 밝히고, 이곳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미로는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전작에 이어 딜런 오브라이언, 토머스 생스터, 이기홍, 카야 스코델라리오 등이 출연했다.
로카르노 영화제 대상·남우주연상 쾌거
‘홍상수 감독’ 브랜드 가치 재확인 기대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제68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대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내 큰 화제를 낳았다.
한국 예술영화계를 지탱해온 ‘홍상수’ 감독의 브랜드를 다시금 확인시킬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수로 영화감독 함춘수는 수원에 하루 일찍 내려간다. 다음날 특강을 기다리며 들른 복원된 궁궐에서 윤희정이라는 화가를 만난다. 둘은 희정의 작업실에 가서 그림을 구경하고, 저녁에는 회에다 소주를 마시기도 한다. 그러면서 점차 가까워지는 두 사람.
다른 카페로 이동한 두 사람은 술을 더 마신다. 거기서 누군가의 질문 때문에 춘수는 자신의 결혼 사실을 할 수 없이 말하게 되고, 윤은 함에게 많이 실망하게 된다. 이런 비슷한 만남과 헤어짐의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이어진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늘 그랬듯,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찌질한 남자와 그런 그가 반한 여자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하지만 조금 특이한 점은 영화가 1부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와 2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나뉘어 있다는 점. 주연을 맡은 정재영과 김민희는 1·2부에서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 대사를 연기하며 말이 주는 감정의 변화를 고스란히 표현해 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전체 촬영분의 70% 가량을 수원시 일대에서 촬영했다. 미처 몰랐던 수원의 숨은 볼거리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사진/네이버영화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