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하모니아’ 집필 클래식전문가로 유명
“음악으로 교감” 10년째 병원 연주회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56) 교수는 국내 꽃가루알레르기 분야 권위자다. 기상청에서 안내하는 ‘천식·폐질환 가능지수’가 그의 연구자료를 기반으로 제공된다.
동시에 그는 동서양 철학과 역사, 회화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문화지식을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필하모니아의 사계’ 시리즈(총 3권)를 집필한 클래식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꽃가루알레르기 정보가 부족했던 지난 2002년 오 교수는 알레르기학회에서 발간한 ‘한국의 알레르기 식물’ 저술을 주도했다. 당시 의미있는 의학서였으나 식물도감의 가치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따랐다.
이후 오 교수는 일반인도 쉽게 꽃가루알레르기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을 만들자는 일념으로 광릉숲연구소·국립기상과학원·국립생물자원관과의 오랜 연구협력 끝에 최근 ‘꽃가루와 알레르기’(2015·한국학술정보)를 펴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기후·지리적인 특성을 반영해 꽃가루알레르기를 집대성했다. 특정 시기에 제주의 일본 삼나무와 서울의 참나무를 조심해야 한다는 식이다. 생생한 현장식물과 전자현미경 사진을 일목요연하게 수록해 수많은 의료진의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석 연휴 직전 마주한 오 교수는 꽃가루알레르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힘줘 말했다.
“우리 얼굴에는 4곳에 ‘부비동’이라는 공기주머니가 있어요. 숨을 들이마시면 부비동에서 공기를 정화하고 온·습도를 조절하죠. 꽃가루알레르기는 부비동에 염증을 일으키는데 흔히들 알고 있는 축농증입니다. 이 질환으로 인해 탁한 공기가 전신에 퍼지면 면역력이 저하되고,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면 수시로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오 교수는 꽃가루알레르기가 ‘가장 해를 끼치지 않을 것 같은 질환’이라 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50%는 천식을 동반합니다. 장기적으로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타 질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발견과 예방이 중요합니다.”
음대에 진학하기 위해 바이올린을 들었다가 하얀 가운을 입게 된 오 교수의 집무실에는 클래식 명반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첼리스트·피아니스트 친구와 함께 10년째 구리병원 환자들에게 연주를 선물해 온 그는 가을에 어울리는 곡으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권하면서 “책이든 음악이든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줄이고 소통할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구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