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철환 변호사 & 신종범 신석준 예비법조인
위철환 변호사와 아주대학교 로스쿨에 재학중인 신종범 신석준 예비 법조인이 만나 전문분야의 법조인이 되기위한 로스쿨제도 활용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신(신종범) : 음서제라 평가받는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 일부 인정… 하지만 로스쿨 학생들도 공부량으로 따지면 어느 누구 못지않아

신(신석준) : 외부에서 자꾸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니까 더 자신 없어져… 공부량과 입증된 실력만으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구(위철환) :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니까 더 하고 싶어 ‘새로운 길을 뚫어 다른 사람의 선례가 돼보자’는 생각으로 공부에 전념

신 : 출신과 상관없이 인정받도록…선배들이 분위기 만들어주길

구 : 해외사례·외국어공부는 필수… 일단 변호사 시험에 사활걸라

# 만남


“최근 법조계로 진출하는 후배들을 보면 전부 다 똑똑하고 인물도 좋네요. 다양한 분야의 팔방미인들이 모여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 때문인 것 같네요.”

지난 2월까지 전국 변호사들의 수장을 지낸 대한변호사협회 전 협회장인 위철환 변호사는 ‘광복 70년, 경인일보 70년’을 맞이해 기획한 ‘법조계 신구세대의 조화를 위한 로스쿨생과 위철환 변호사와의 대화’를 갖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기도 내 유일한 로스쿨인 아주대의 학생들은 특히 더 뛰어난 것 같다”며 “지역과 아주대 로스쿨과의 관계가 아주 돈독해 학술토론회, 강의 등 교류가 많은데 이런 것들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화의 문을 열었다.

위 변호사와 함께한 이들은 아주대학교 로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인 신종범(30), 신석준(29) 예비 법조인. 신종범 학생은 아주대로스쿨 원우회장을 맡고 있고 신석준 학생은 원우부회장이다. 이들은 “변호사님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며 “제한된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맞이했다.

이들은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다. 90분간 이어진 신구법조인의 만남은 잠시의 지체도 없이 이어졌다. 시간 확인도 잊은 채 대화에 빠져들어 만남의 시간이 약속된 것보다 30분이나 더 연장됐다.

위철환 변호사와 예비법조인 만남14

# 젊은 위철환의 이야기를 또래의 예비법조인에게

예비법조인들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을 역임한 이력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법조인의 꿈을 이뤄낸 젊은 시절 위철환의 노력에 더 관심을 보였다.

신석준 학생은 “야간고교에서 공부해 교사생활을 하다 야간대학에 다니며 공부를 해 사법시험에 합격하기까지의 마음가짐을 알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위 변호사는 화려한 명성과는 다르게 ‘고교시험에 떨어져 방황했다’는 회상을 시작했다. 중학교 시절, 시골학교였지만 전교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공부를 잘했으나 600명을 뽑는 고등학교 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충격에 서울로 도망쳤다고 한다.

마음을 못 잡고 서울에서 불량배들과 어울리다가 중학교 시절 함께 순위를 다투던 친구가 부산수산대학교(부경대학교)에 수석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이에 질투가 나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젊은 위철환은 법조인의 꿈을 꾸진 않았다. 야간고교-서울교대를 거쳐 교사생활을 하던 중 억울하게 송사에 져 자식을 학교에 보낼 수 없는 학부모를 만나곤 법조계로 들어서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에 공부만 하는 사람도 합격하기 힘들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비웃었지만, 자신은 운이 좋았다며 멋쩍어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니까 더 하고 싶었다”며 “‘모두가 안 된다는 새로운 길을 뚫어 다른 사람의 선례가 돼보자’는 생각으로 공부에 전념했다”고 비장하게 말했다.

이어 학벌·공부여건·교수 등 주위 환경보다 강인한 정신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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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예비법조인이 미래의 위철환에게

예비법조인들은 로스쿨 출신에 대한 평판에 대해 소신과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신종범 학생은 “각종 통계를 통해 음서제라 평가받는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로스쿨 학생들도 공부량으로 따지면 어느 누구 못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위 변호사도 동의하며 “지금은 전용 도서관도 있고 자료의 접근성도 좋아 공부량으로 따지면 로스쿨 학생들이 훨씬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말했다.

이어 신석준 학생은 “외부에서 자꾸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니까 스스로 위축되는 일이 있다”며 “출신이 아니라 공부량과 입증된 실력으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위 변호사는 “지금은 과도기 시기로 그런 부분은 곧 보완될 것 ”이라며 “누가 뭐라 하든 실력으로 인정받으면 된다. 아무도 자격증만 보고 소송을 부탁하지 않는다”고 격려했다.

이에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 기대에 부응할 테니 지켜봐 주시라”며 “변호사님도 저희가 변호사가 됐을 땐 출신과 상관없이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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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위철환이 미래의 후배 법조인에게

“로스쿨까지 들어갔는데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내적 충격이 엄청날 것이다. 일단 변호사시험에 사활을 걸고 분야를 정해 권위자가 되라.”

위철환 변호사는 앞으로는 변호사시험만 통과한 ‘우물 안 개구리’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당부했다.

로스쿨의 취지가 다양한 전공과 법학을 접목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는 만큼, 법학 외 전공분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관심사를 파악한 뒤 파고들라”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가 관심사라는 신종범 군에게 “아주 좋다. 지금 국내 사정으로 봤을 때 해당 부분은 매우 취약하다”며 “국제화 시대에 맞게 국내 사례뿐만 아니라 외국 사례, 언어 등의 공부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국 25개 로스쿨을 모두 방문해서 실정을 알고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교류했는데, 지금의 로스쿨 제도를 보면 전문분야 법조인 양성을 위해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로스쿨제도에서의 변호사 시험 초기에는 75%의 합격자가 나왔는데 점점 합격률이 줄고 있다”며 “전문가에 앞서 변호사 시험이 우선돼야 하는데 내년부터는 합격자보다 불합격자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우려의 모습에 잠시 침묵이 이어지기도 했다.

위 변호사는 “일단 변호사시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지금은 제도가 어떠니 투덜대기보단 자신의 실력을 쌓기에도 바쁜 시기다”고 신신당부했다.

/조영상·전시언기자donald@kyeongin.com

■위철환 변호사
▲ 1958년 출생
▲ 1977년 서울 중동고등학교 졸업
▲ 1979년 서울교육대학교 졸업
▲ 1984년 성균관대학교 졸업
▲ 1986년 28회 사법시험 합격
▲ 2011년 언론중재위원회 감사
▲ 2013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신종범 예비법조인
▲ 1985년 출생
▲ 2013년 연세대 법학과 졸업
▲ 아주대 로스쿨 재학 중
▲ 아주대 로스쿨 원우회장

■신석준 예비법조인
▲ 1986년 출생
▲ 2014년 경희대 법학과 졸업
▲ 아주대 로스쿨 재학 중
▲ 아주대 로스쿨 원우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