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감독
영화 ‘귀향’의 모티브가 된 강일출 할머니가 사시는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찾은 조정래 감독.
13년 준비 자금문제로 미완 11월 마무리 내년초 상영 목표
무거운주제 높은 완성도 배급사들 관심 “20만명 관람 소망”


“솔직히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하고, 20만명은 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참상을 다룬 영화 ‘귀향(鬼鄕)’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조정래(43) 감독이 속내(?)를 털어놨다.

얼핏 20만명이라고 하니 영화계에서 말하는 손익분기점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조 감독이 강조하는 20만명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타지에서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20만여명이 된다. 그들이 영혼이나마 고향으로 돌아와 쉴 수 있기를 바라며 영화를 찍었고, 영화를 한번 봐주실 때마다 한 분의 영혼이 돌아오실 것을 기원하는 마음이다. 만약 관객 수가 안 된다면 20만번이라도 상영해 모두 고향에 오시도록 하고 싶다”는 그는 영화에 대한 각오부터가 남달랐다.

영화 ‘귀향’은 준비기간만 10년이 넘을 만큼 철저한 사전작업을 거쳐 만들어졌다. 정확히 말하면, 자금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현재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고 공정률은 90%, 하지만 두달전 시사회도 열렸다.

지난 8월 15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광주 퇴촌면에 소재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서 영화의 하이라이트와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30분 분량의 편집본으로 상영됐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강일출 할머니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시사회에서 그날 이곳의 할머니들은 영화를 보고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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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절없이 흐르는 눈물에 할머니들은 물론 관객들도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고, 숙연함마저 감돌았다.

“사실 좀 더 빨리 개봉해 할머니들과 만나고 관객들과도 호흡하고 싶었다. 하지만 제작비 조달이 여의치 않았고, 크라우딩 펀드라는 생소한 방법까지 동원됐다”는 이번 영화는 전 국민의 1%라 할 수 있는 4만5천여명이 제작비를 후원해 만들어졌으며 손숙, 정인기, 오지혜 등 유명 배우와 영화 명량, 암살, 도가니 등의 제작에 참여했던 유명 스태프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지난 2002년 조 감독이 나눔의 집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다 강일출 할머니의 ‘태워지는 처녀들’이란 그림을 보고 홀로코스트를 접한 듯한 충격을 받아 시작된 이 영화는 그가 직접 시놉시스를 쓰고, 증언을 수집하며 장장 13년에 걸쳐 만들어졌다.

그래서일까. 역사적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한 무거운 주제임에도 작품의 완성도가 높고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확대되며 여러 배급사에서 관심을 보내오고 있다고 한다.

“오는 11월말 완성을 목표로 작업 중이다. 개봉은 연말이나 내년 1월, 늦어도 3·1절 전까지는 어떻게든 상영에 들어갈 예정이다”는 그는 현재 베를린 국제영화제 출품을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해외상영을 통해 이 영화가 역사에 대한 문화적 증인이 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상을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