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0주년 기념 인천문학전람 발간
일러스트 강형덕(서양화가)

고려문인 이규보·작가 박완서 등 46권 작품에 담긴 과거와 현재
경인일보 기자들이 개항장·강화 등 발로뛰며 만든 ‘문학지도’


올해 창간 70주년을 맞은 경인일보가 ‘한국문학의 산실, 인천문학전람’을 발간했다. 인천을 배경으로 한 문학작품을 통해 인천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본 단행본이다.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부터 강화도 시인 함민복까지 다양한 작가와 그들의 작품이 등장한다.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은 문학작품을 읽은 뒤 ‘문학 속 인천’을 직접 찾아 나섰다. 인천 개항장, 강화도, 인천 앞바다 섬 등 작품 속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했다. 이 책은 기자들이 발로 직접 뛰며 그린 ‘인천문학지도’인 것이다.

경인일보는 대중일보, 인천신보, 기호일보, 경기매일신문, 경기신문(경기매일신문·연합신문·경기일보 통합) 등 제호를 여러 번 바꿨지만, 늘 인천시민과 호흡했다. 사실을 밝혀 알리고 여론을 형성하는 기능뿐 아니라, 책 발간을 통해 인천을 기록하고자 노력했다.

인천문학전람은 경인일보가 ‘격동 한세기 인천이야기’(2001년) ‘인천인물 100인’(2009년) ‘세계사를 바꾼 인천의 전쟁’(2012년)에 이어 네 번째로 펴낸 인천 책이다.

#기자들이 발로 직접 뛰며 그린 인천문학지도 ‘한국문학의 산실, 인천문학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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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학전람’은 인천문학지도다. 인천 곳곳은 문학 작품의 중요 배경이 됐고, 그 작품에는 당시 인천의 사회상이 반영됐다.

이규보는 계양산과 영종도 등지를 두루 다니며 인천의 풍속과 지형을 보여주는 시문을 남겼고, 임꺽정은 계양산에서 검술을 배워 의적이 됐다. 서구 검암동에는 정희량이 은거했던 ‘허암지’가 있다. 정희량은 임꺽정에게 글을 가르친 갖바치의 스승으로, 자신이 죽는 날까지 예언하는 신비의 인물로 나온다.

부평은 한국전쟁 이후 기지촌이 됐고,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인천 노동운동의 중심지가 됐다. 미군 이야기를 다룬 이원규의 소설, 이규원의 ‘해방공장’, 박영근의 노동시를 읽어 보면 부평이 어떤 도시였는지를 알 수 있다. 부평은 문둥이 시인 한하운이 정착해 작품을 남기고 나 환자 인권 운동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인천 개항장은 여러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됐다. 개항장은 일제강점기 행정·상업·금융·물류 중심지였다. 백범 김구는 인천감리서에서 옥살이하다 탈출에 성공했고, 소설가 김탁환은 개항장 은행 거리를 배경으로 장편 ‘뱅크’를 썼다.

현덕의 소설 ‘남생이’에는 인천항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고, 오정희 ‘중국인 거리’엔 청일 조계지의 모습과 양공주의 삶이 있다.

월미도는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낙조와 바다 내음을 만날 수 있는 낭만적인 공간이면서도 ‘쾌락’ ‘욕망’ ‘일탈’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태준 ‘밤길’은 월미도 막노동꾼 황서방과 그의 젖먹이 아기의 비극적 죽음을 다루고 있다.

경인전철은 고유섭, 김동석, 함세덕, 현덕, 배인철, 진우촌 등 인천 문인을 키워냈다. 이들이 경인전철로 통학하면서 본 인천의 풍경은 문학 작품이 됐다. 경인전철은 서울 문인들을 인천으로 안내했고, 이들이 만난 월미도와 인천 앞바다는 작품의 배경이 됐다.

고재형 ‘심도기행’에는 강화도의 역사·인물·산천이 오롯이 남아 있고, 함민복의 시와 산문에서는 강화사람들의 삶을 찾을 수 있다. 박완서 ‘엄마의 말뚝’은 분단과 실향민의 아픔을 다룬 작품으로, 소설 속 엄마는 아들의 유해를 고향 땅 개풍이 보이는 강화군 양사면 바닷가에 뿌린다.

덕적도, 문갑도, 무의도, 대청도, 팔미도 등 인천의 섬과 바다 이야기는 아름다운 시나 함세덕의 ‘해연’처럼 희곡이 됐다. 소설 ‘장길산’에 나오는 장산곶 매는 대청도에서 날아든 해동청 보라매다.

‘인천문학전람’은 ▲(역사) 고동치는 역사의 심장에서 ▲(인간)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풍경) 항도 인천의 아름다움과 꿈 ▲(성장) 보고 배우고 자라고 그리고 ▲(지혜) 깊어가는 사유의 땅 등 총 5부로 구성됐다. 인천을 근대도시의 실험실, 산업화 전진기지, 노동자 도시, 접경 지역, 해양 도시라고 하는 이유가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경인일보가 펴낸 인천의 책들

■격동 한세기 인천이야기

인천을 관통한 한국근대사 100년

증보인천이야기(상)
경인일보가 1999년 4월부터 2000년 6월까지 총 100회에 걸쳐 연재한 기획물(2000년 한국기자상 수상작)을 읽기 쉽게 정리해 엮은 책이다. 2001년 5월 단행본으로 처음 선을 보였으며, 2008년 9월에는 기존 내용을 보완·수정한 증보판을 발간했다.

증보판은 ‘근대 최초 인천’ ‘한국 근대화의 기항지 인천’ ‘식민도시, 영욕의 역사’ ‘그 시절 이색 풍경들’ ‘해방을 넘어, 희망을 향해’ 등 상·하 2권 총 8장으로 구성됐다. 인천의 역사와 재미있는 사실을 중심으로 기술해 ‘대중적 역사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명·건물·사업·운동·인물 등 키워드를 통해 인천의 역사를 들여다봤다. 일제의 강제 개항 후 ‘근대도시의 실험실’이 됐던 인천, 일제강점기와 남북 분단의 고통을 겪고 산업화 시기 국가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한 인천을 만날 수 있다.

■세계사를 바꾼 인천의 전쟁

800년 전쟁의 역사 한반도에 평화메시지

cover(시안)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의 2011년 연중기획 ‘세계의 전장(戰場) 인천, 평화를 말하다’를 새로 묶어 낸 책이다. 이 연중기획은 ‘2012 한국신문상’을 받기도 했다.

여몽전쟁부터 북한의 연평도 포격까지 한반도 800년 전쟁 역사를 인천 중심으로 짚었다. 여몽전쟁 전시 수도 ‘강화도’, 러일전쟁의 승패를 가른 ‘제물포해전’,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꾼 ‘인천상륙작전’, 한반도의 화약고 ‘서해 5도’ 등 인천은 한반도 전쟁의 중심에 있었다.

이 책은 인천이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전쟁이 벌어졌는지, 그 전쟁들은 한국사와 세계사에 얼마나 중요한 결절점을 형성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래서 더 이상 한반도에서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세계사를 바꾼 인천의 전쟁

근·현대 위인들 생애·후손 인터뷰

인천인물(표지)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2004년 9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3년 3개월 동안 연재한 기획기사(제208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를 모아 낸 책이다. 최초의 근대식 군함 함장 신순성(1878~1944)부터 겨레를 위해 산화한 ‘젊은 영웅’ 강재구(1937~1965) 소령까지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 인천 인물 100인의 삶을 담고 있다.

이들의 업적과 생애를 복원한 본문과 후손이나 관계자의 회고와 평설을 채록한 인터뷰로 구성됐다. 인천 인물 사전이며 간략한 평전이라 할 수 있다. 인물을 통해 당시 사회상 등 지난 한 세기 인천의 속사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