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해 쓴맛 이듬해부터 철저한 준비
3천만원 소득에 농진청상 수상까지
건강도 회복… “내달 팜파티 계획”
‘아스팔트와 회색 콘크리트가 즐비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의 귀의’.
흙냄새가 그리워 화려했던 젊은 날 인생을 과감히 접은 박사(博士)부부가 연천에서 산천초목과 인연을 맺고 귀농 인생 1막 2장의 무대 막을 걷어 올렸다.
화제의 인물은 신서면 대광리에서 OK 팜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귀농 3년 차 남편 이순갑(71·부동산학 박사)씨와 아내 신상식(61·노인학 박사)씨.
귀농 이전 남편 이씨는 서울 강남에서 강동 JC 회장, 압구정 로타리클럽 회장 등을 역임하며 공업용 접착제와 부동산 사업을 했고, 아내 신씨는 충남 모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강사를 역임했다.
많은 재산을 소유하지 않았지만 남부러울 것 없던 이들이 갑자기 귀농을 결심한 이유는 화려한 문명의 이기가 피로를 가중시켰고 어느 순간에 “문명의 이기로 오염된 마음을 자연에서 치유해야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부부는 자녀들과 한 마디 상의없이 귀농을 결심했다.
이후, 이들은 곧바로 이곳 연천에 16만여㎡ 임야를 매입·임대했고, 2013년도부터 잡초로 우거진 땅을 개간해 흑고사리와 꾸지뽕, 보리수, 복분자 등 10여 종의 작목을 주야로 경작했다.
철저한 준비과정 없이 본인의 의지와 추진력만 믿고 농사일에 뛰어든 이들은 첫해 병충해와 고사 등으로 쓴맛을 봐야했다. 직접 심은 과수가 결실을 맺지 못하자 이들은 한동안 실의에 빠져 농사일에 대한 회의감 마저 갖게 됐다.
농사일을 그만둬야 할지 며칠 동안 고민한 이들은 잘못된 농사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가 실시하는 교육을 한번도 빼놓지 않고 참석했다. 깻묵과 매실을 이용해 유기농 비료를 직접 만들어 살포했고 파장 울림을 통한 음악농법도 접목하는 등 과수를 자식처럼 아끼며 농법을 터득해 나갔다.
학습 이론을 철저하게 실행에 옮긴 이들은 지난해 3천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렸고 우수 강소농 농촌진흥청장 상까지 수상하는 기쁨을 맛봤다.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 몸속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것만 같다”고 말하는 이씨는 “귀농으로 인해 도시공간에서 달고 다니던 고혈압, 고지혈증도 말끔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음달 7일 DMZ 숲속에서 힐링 팜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연천에서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며 “철저한 준비만이 실수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아들 원정(38·의사)씨는 “부모님 귀농에 대해 우려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었다”며 “야산이 과수원으로 탈바꿈한 광경을 목격하고 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