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숨결 간직한 팔달문 인근시장
한복선발대회 우리옷의 멋 알려
순대·족발·만두 등 ‘먹방’ 유명
농축산·의류·공구·가구 특화도
지난 9일 오후 7시 30분께 수원 지동교 광장에서 열린 ‘2015 한복맵시선발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무대에 오르자 일제히 함성이 터져 나왔다. 화려한 한복의 자태에 시선을 사로잡힌 시민들이 한꺼번에 광장에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국무용 군무, 개별 장기자랑 등 참가자들은 대회 내내 한복의 아름다운 맵시를 한껏 뽐내며 공연을 이끌었다.
수원 권선동에서 온 박윤지(26·여)씨는 “우연히 팔달문 근처를 지나다가 사람들이 모여있어서 와봤는데 대회 참가자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습했을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무대를 보여준 것 같다”며 “단체로 추는 한국무용을 통해 한복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한복맵시선발대회는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된 영동시장만의 연례축제다.
매년 10월 ‘팔달문지역시장거리축제’의 일환으로 열어 이 같은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입상자들은 영동시장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1년간 활발한 전통시장 홍보 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정관 영동시장 상인회장은 “옛것을 그리워하는 중장년층이 특히 한복 축제를 좋아하지만, 수원화성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도 우리나라 전통의상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시장축제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수원을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한 것 같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수원 시내 22개 전통시장들은 특색있는 자랑거리를 내세우며 역동의 현장 알리기에 나서는 등 대형마트 등과 다른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 역사의 숨결이 깃든 곳
= 영동시장을 비롯 못골종합시장과 팔달문시장, 미나리광시장, 지동시장 등은 모두 화성행궁 등 인근에 역사유적지를 품고 있는 팔달문 주변 시장들이다. 시설현대화를 거치면서 시장 건물은 대형 슈퍼마켓과 견줘도 빠지지 않을 정도지만, 상인들의 인심과 취급 품목은 그야말로 재래식이다.
팔달문 시장은 ‘왕이 만든 시장’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상업을 중요하게 여긴 정조는 전국 각지에서 유능한 상인을 전부 이 곳으로 모이게 했고, 모인 선비 상인들은 ‘유상’으로 불리며 이곳서 자유롭게 장사를 한 유래를 갖고 있다.
파장시장은 수원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관문이자 쉼터로, 지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5일장 시절에도 떠돌이 행상들이 서울로 이동하기 직전 마지막 관문 시장으로, 장안구에서 가장 규모가 커 ‘장안의 부엌’으로 불린다.
■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생활밀착형 시장
= 영통구 유일의 시장인 구매탄시장은 수원시내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에 맞춰 둘째, 넷째 주 일요일마다 ‘큰장날 세일데이’를 열고 있다. 과일, 생선, 반찬류 등이 강세 품목이며, 화서,조원,연무시장 등과 인접해 손쉽게 공산품과 먹거리를 살 수 있는 곳이다.
수원역전, 매산시장 등은 공산품은 물론 농·수·축산품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수원역전 지하도상가시장은 타 지역에서도 유명한 휴대전화 판매 점포가 즐비한 테마형으로 갖춰져 있다.
의류 특화의 시민상가시장, 남문패션1번가시장, 남문로데오시장 등이 대표적이며 구천동 시장은 각종 공구류를, 권선가구거리상점가에서는 중소 가구점부터 대형 가구매장까지 갖춰 꾸준한 특화를 꾀하고 있다.
■ 전통시장에서 찍는 ‘먹방’
= 지동시장은 역시 ‘먹거리 시장’이다. ‘순대타운’으로 불리는 만큼 순대국, 순대볶음 등 순대 가게가 압도적으로 많다. 가게 어떤 곳이든 무엇을 먹을지 매번 고민에 빠지게 한다.
순대에 이어 족발로 유명한 곳은 권선종합시장. 미니족발, 양념족발, 매운족발 등 메뉴도 다양해 저녁 술자리 장소로 제격이다.
이외에 정자시장은 치킨과 만두로 유명하고, 장안문거북시장은 수원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보영만두 가게가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있다.
매산로테마거리상점가는 수원역 광장부터 도청 입구까지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한 시장으로, 오후 5~6시부터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는 곳이다. 술 안주로 먹기 좋은 가게들이 많아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