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와이드_아줌마 대담5
“자신을 버리는 게 아니라 비우는 거야”라고 말하는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아줌마 네 명이 만나 슈퍼맨 자세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50대 아줌마 김미정, 40대 아줌마 한경희, 30대 아줌마 성옥희, 20대 아줌마 이진형씨).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

20대 새댁부터 50대 워킹맘까지 4인4색 세대공감 수다
“직장·가사 두 마리 토끼잡기, 가족의 힘 덕분에 가능”

에너자이저, 1인 다(多)역, 버팀목, 아직은 피하고 싶은 존재.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아줌마’ 네 명이 만나 ‘아줌마’를 논했다. 여자가 셋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던가. 아줌마가 넷이나 모이니 이들의 대화를 받아적는 손가락이 아려왔다.

20대 대표 이진형(27)씨는 이제서야 만 1년을 채운 ‘초보 아줌마’다. 몇 번이나 “저 아줌마로 얼굴이 알려지는 건가요?”라며 물을 만큼 아직은 호칭조차 낯설다. 올해 말 출산을 앞둔 30대 아줌마 성옥희(36·여)씨도 결혼 2년차로, 아줌마가 낯설긴 마찬가지다.

쭈뼛거리는 초보 아줌마들 옆에서 여유로움을 한껏 풍기는 이들도 있다. 40대 아줌마 한경희(46), 50대 아줌마 김미정(59)씨다.

이들은 아줌마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극명한 의견차를 보였다.

이씨와 성씨는 “아직은 우리 사회가 아줌마라는 호칭에 대해 인식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웬만하면 아줌마로 불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씨는 “‘주부 한경희’라는 명함을 갖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아줌마로 불리는 것이 좋다”고. 더 나아가 김씨는 “할머니가 아닌 아줌마로 불러준다면 고마울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바쁘다는 것이다. 아직 자녀가 없는 이씨는 육아 대신 쿠킹클래스 사업과 가사일에 매진하며 ‘내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경인일보에서 9년차 그래픽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성씨 역시 전문직 여성으로서 만삭의 몸을 이끌고 일과 가사를 병행하고 있다. 21년차 아줌마 한씨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쁘다는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데다 15년째 직장생활을 하면서 바리스타지도사, 생활안전지도사 관련 공부까지 하고 있는 슈퍼 맘이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수원지구협의회 부회장인 김씨는 두 자녀를 둔 35년차 아줌마. 오히려 가족들의 외조를 받을 정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피하고 싶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아줌마가 된 이들.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가정과 사회의 버팀목으로서 1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는 이들. 이들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스스로를 버리는게 아니라 비우는거야. 엄마로서 아내로서 직장인으로서 사업가로서 내가 없어지는 것 같지만, 결국 가족의 힘 덕분에 ‘멀티플레이어 아줌마’로 재탄생하는거지. 아저씨는 못해도, 우린 아줌마니까.”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