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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야생조류연구회 제공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중국 산둥반도~한반도 ‘중간 기착지’
국내 통과하는 철새중 68% 볼수 있어
노랑부리백로 등 멸종위기종도 많아

이동경로 위치, 면적 작아 관측 용이
탐조관광지로 외국에서 먼저 주목해
국가철새연구센터 2017년 개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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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의 수많은 섬 중 소청도는 철새들의 낙원으로 불린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대부분의 철새를 볼 수 있어 철새 연구의 최적의 장소로 손꼽히며 철새 연구에 있어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철새들의 천국 소청도

소청도에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새를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국가생물종목록(2013년 기준)에 등재된 조류는 모두 522 종이다. 이들 조류 가운데 450여 종인 86%가 철새고 이중 68%(307종)가 소청도에서 관측되고 있다. 소청도 한 곳에서만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철새들의 거의 70%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철새는 번식지와 월동지를 이동하는 새로 1년 내내 우리나라에 머무르는 텃새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해와 여름에 번식하는 새를 여름 철새,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새를 겨울 철새라고 부른다.

소청도에서 만날 수 있는 새 가운데는 희귀종도 많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노랑부리백로와 매, 흰꼬리수리 등과 먹황새, 붉은해오라기, 팔색조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조류도 29종이나 소청도에서 관측된다.

소청도는 특히 몸집이 비교적 큰 벌매, 왕새매, 솔개, 독수리 등 맹금류의 중요한 이동 경로 상에 위치한다. 국내 최대의 벌매 이동 지역이기도 하다.

옹진에서 왜 이렇게 많은 철새를 볼 수 있는 것일까.

소청도 철새
소청도 전경.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옹진군의 섬들은 중국 산둥반도와 우리나라를 연결하는 중간 집결지의 역할을 한다. 바다를 건너는 모험을 해야 하는 새들에게는 옹진의 섬에 모여서 이동을 준비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긴 비행을 끝내고 처음 만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바다를 넘어 대륙을 넘나드는 새들에게 섬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망망대해를 건너 수천㎞를 비행하는 새들에게 섬은 아주 중요한 휴식처인 것이다.

특히 맹금류에게는 소청도를 비롯한 바다의 섬은 새들이 땅에서 발생하는 상승기류를 타고 다시 멀리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엘리베이터 같은 기능을 하기도 한다.

중국 산둥반도에서 바다를 건너 한반도로 날아오는 길목에 있는 소청도는 육지에 이르기 전 처음 만나는 섬이다. 이 섬은 철새들에게 망망대해에서 위치를 알게 해 주는 지형지물로 중요한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에서 소청도를 비롯한 옹진의 섬들은 새들을 보는 것을 즐기는 탐조 관광객을 위한 관광지로서의 중요한 가치가 있다.

수많은 철새를 볼 수 있는 탐조 관광지로서 소청도의 가치는 외국에서 먼저 주목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철새 전문가인 마크 브라질(Mark Brazil)은 2005년 일본의 ‘재팬 타임즈’에 소청도를 ‘작은 섬이지만 철새를 관찰하기에는 가장 완벽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에 상주하며 외국 탐조 관광객을 전문적으로 안내하는 외국인들도 소청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탐조 관광의 가치를 이해하고 활성화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의 경우는 탐조 인구가 6천만명에 이르고 탐조 관련 지역 축제도 120개에 이르고 영국에서도 400만명 이상의 탐조 인구가 있으며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해 있다는 것이다.

김대환 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은 “봄철이나 가을철에 소청도에 가면 외국인 탐조 관광객을 하루에 많게는 60~70명까지 보기도 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먼저 소청도의 가치를 발견했다”며 “탐조 관광은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관광 사업과 다르다.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탐조 관광 활성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고 했다.

철새의 천국 소청도
국가철새연구센터 조감도. /환경부 제공

# 국가철새연구센터

환경부는 새들의 천국과도 같은 이곳 소청도에 69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가 철새연구센터를 짓는다. 센터는 내년 공사를 시작해 2017년 중반 이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옹진군 대청면 소청리 산 153 7천400㎡ 부지에 지상 2층의 연면적 2천㎡ 규모로 지어진다. 이 시설에는 연구·실험실과 표지 조사실, 야외 치료·재활 계류장, 직원 숙소 등을 갖춘다.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완공되면 앞으로 우리나라 철새를 비롯한 조류 생물의 이동에 관한 연구와 모니터링의 국내·외 업무를 총괄하는 정부 연구기관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주변의 일본과 중국이 모두 국가를 대표하는 철새 연구기관을 일찌감치 운영하고 있는데, 뒤늦게나마 한국도 국제적인 철새 연구 활동의 첫 걸음을 뗀 것이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흑산도에 철새연구센터와는 다르다. 흑산도에 있는 연구센터는 서해 남부지역의 국립공원 지역 내 철새의 연구만을 담당하고 있어 국가 전체를 총괄하는 철새 연구기관으로 보기는 힘들다.

소청도에 국가철새연구센터가 들어선 이유는 소청도가 철새들의 이동 경로에 있으면서도 옹진의 다른 섬들에 비해 면적이 작아 상대적으로 철새를 관측할 수 있는 확률이 크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른 섬들에 비해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철새들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가 적다는 점도 하나다.

국립생물자원관 김화정 연구사는 “소청도는 철새의 주요 이동 통로이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곳이어서 철새 관측의 최적지”라며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 철새 연구에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