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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지 설경. /제천시 제공

인공저수지 ‘의림지’ 노송품은 은색물빛·교동민화마을 벽화 ‘감성충전’
손잡고 산책하는 정방사·호호 불어 먹여주는 빨간오뎅… ‘애정지수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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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인 듯 우정아닌, 그렇다고 연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 보통은 이를 가리켜 ‘썸탄다’고 한다. ‘충북 제천’은 썸 타는 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다. 탤런트 엄태웅이 소개팅 첫날, 지금의 아내인 윤혜진을 자신의 고향인 ‘제천’으로 데리고 가 결국 결혼에 골인까지 했으니 말이다.

제천하면 내륙의 바다로 일컬어지는 ‘청풍호’가 유명하다. 또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부르는 월악산, 타이타닉 커플을 흉내 내 볼 수 있는 유람선까지 애정지수 ‘팍팍’ 올릴 수 있는 요소가 많으니 마음만 열면, 딱!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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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의림지. /제천시 제공

■눈이 즐거운 ‘의림지’

대전에서 2시간을 쉼없이 달려 도착한 의림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저수지’ 되시겠다. 제천 시내 모산동에 자리한 의림지는 제천을 대표하는 ‘대표선수’다.

교과서에도 등장할 뿐 아니라, 아름다운 모습도 간직하고 있어 제천 10경 중에서도 으뜸인 1경으로 꼽힌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물빛, 엽서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풍광에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의림지 주변 아름다운 풍광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도 눈에 띈다. 저수지 입구에는 수령 200~400년 된 노송들이 숲을 이뤄 그림처럼 서 있고 물가 산책로에는 나무데크가 잘 정비돼 있지만 둘이 나란히 걷기엔 좁다. 전날 내린 눈 덕분에 ‘사그락~사그락’ 눈 밟히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 분위기 잡기엔 그만이다.

의림지 전체를 한 바퀴 도는데는 약 1시간이면 충분하다. 영화 ‘건축학 개론’에 삽입됐던 김동률의 ‘기억의 습작’을 다운받아 이어폰을 한쪽 씩 끼고 걷는다면 최소 30%는 마음이 열렸다고 봐도 됨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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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민화마을 벽화모습. /제천시 제공

■눈·귀가 행복한 ‘교동민화마을’

의림지에서 시각적인 효과가 큰 ‘뮤직 비디오’ 한편을 찍었다면, 교동민화마을에선 ‘토크 쇼’를 펼치는 것이 좋겠다. 지역 예술인들이 이농 현상으로 빈 가옥이 늘어난 ‘교동’을 살리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마을 벽 담장에 민화를 그려넣어 볼거리, 나눌 얘깃거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저 그런 벽화가 아닌, 학업성취길, 출세길, 장원급제 길 등 이루고 싶은 소망에 따라 벽화도 가지각색이다. 출세길을 함께 오르면서 출세 지향성이 강한지, 약한지를 가늠해 볼 수 있고, 잘 하면 ‘소망길’에서 정식으로 사귀자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 추억의 골목길에서는 어릴적 추억을 공유할 수도 있다.

‘교동 골목 공방촌’을 방문하면, 민화 외에도 민화부채, 희망메시지, 민화쿠키, 민화액자·목걸이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어, 오고가는 대화속에 사랑의 감정은 알아서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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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내토시장의 명물 빨간오뎅. 4개에 1천원으로 저렴하다. 대전일보/원세연기자 wsy780@daejonilbo.com

■입이 호강하는 ‘내토시장’

좋은것도 봤고, 대화도 적당히 오갔다면 제천의 명물을 만날 차례다. 제천 중앙시장 건너편 내토시장 앞쪽에 위치한 빨간 오뎅은, 제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다.

불려 놓은 오뎅을 빨간 오뎅 국물에 담그고, 그 위에 양념을 덧발라 파를 올려 먹는 빨간 오뎅의 가격은 놀라지 마시라. 4개에 1000원. 이렇게 착할 수가 없다. 맵지도, 그렇다고 달지도 않고, 적당히 맛있게 매운 오뎅과 튀김을 배 불리 먹어도 5000원이 채 넘지 않는다.

내토시장의 또다른 먹거리는 김치만두.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에게 유명한 ‘옥전 만두집’ 만두는 김치와 고기가 작은 만두피에 쏘옥 들어가 있어 한입 베어물면 두가지 맛을 입안에서 한번에 느낄 수 있다. 김치고기 떡 만두국이 5500원, 김치 떡 만두국이 5000원으로 보는 재미, 먹는 재미가 솔솔하다.

■ 건강해지는 ‘정방사’

여행의 대미는 썸남썸녀들의 스킨십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정방사로 마무리. 금수산 산 자락에 위치한 정방사는 신선봉에서 청풍방면 도화리로 가지를 뻗어내린 능선 상에 위치한 사찰이다. 신라 문무왕 2년에 의상대사가 세운 절로, 주변 관광이 빼어나고 특히 법당 앞에서 바라다 보이는 청풍호는 꼭 봐야할 장면이다.

‘눈길에 미끄러질까봐~’ 뻔한 거짓말에 손을 내밀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으로 정방사에서 내려올 때쯤은 ‘썸 타는’ 관계에서 ‘밀당’하는 단계로 넘어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썸’인지, ‘어장’인지조차 헷갈린다면, 최소한의 마음은 확인할 수 있는 제천이 답을 줄 것이다. 떠나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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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과 불찹쌀 탕수육.

쫄깃 달착지근 짜장면 + 매콤 탕수육 = ‘환상 궁합’

■ 제천 맛집 / ‘낭만짜장’


‘추억을 요리하는 중국집’이라는 부제가 달린 ‘낭만짜장’은 지난 2010년 서울 노원구에서 맛집으로 소문났던 ‘낭만짜장면’이 원조다. 지난 4년간 서울 깍쟁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최재덕(36) 대표는 올 초 아내의 고향인 제천으로 내려왔다. 오픈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 주말 손님만 300~400명에 이른다.

낭만 짜장의 메인 요리는 ‘입에 착 달라붙는’ 면발과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인 ‘짜장면(5000원)이다.

면은 밀가루 중력분을 사누끼 우동 방식으로 반죽한 뒤 여러번 치대서 반나절 가량 숙성한 뒤 뽑아내고, 최 대표가 직접 개발한 소스로 맛의 차별화를 이뤄냈다. 단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한번 먹기 시작하면 금새 한그릇을 뚝딱 비우기 십상.

달달한 속은 입안이 얼얼한 ‘불찹쌀 탕수육(소 1만6000원)’과 최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최고급 등심과 찹쌀 반죽을 사용해 바삭하고 쫀득한 식감을 기본 베이스로 놓고, 양파,목이버섯, 비타민, 당근, 호박, 배추잎 등을 넣어 매콤 달콤하게 조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매운 맛이 싫다면 낭만짜장의 메인 얼굴인 ‘마늘 찹쌀 탕수육’이나 방송에서 한번 소개된 ‘크림찹쌀탕수육’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달콤한 맛이 입안 전체를 가득 채워 마지막 한점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주소: 충북 제천시 의림대로 48길 2-41. 문의:(043)643-4626

대전일보/원세연기자 wsy780@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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